소프트웨어

똑똑하지만 복잡해지는 자동차, “SW 품질 중요성 인식해야”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도 소프트웨어(SW) 기술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31일 임베디드SW기업 MDS테크놀로지가 개최한 ‘자동차 SW 개발자 컨퍼런스 2017’ 기자간담회에서 우준석 부사장<사진>은 “자동차가 똑똑해 질수록 SW의 개발 복잡도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면서 “지난 2009년 도요타의 급발진 사고는 전자제어장치(ECU) 내 SW 결함이 원인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SW품질의 중요성을 일깨운 사건”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동차가 단순한 운송수단에서 스마트카로 변모하면서, 이에 부응하는 SW 품질이 함께 높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율주행자동차가 대표적이다. 실제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현재 5억원 수준인 자율주행 관련 SW 시장 규모는 2030년 말까지 25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우 부사장은 “자동차에 활용되는 SW의 복잡도가 높아지고 버그를 없애 안정성을 보장하려면 결국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개발방법을 도입해야 한다”며 “모델 기반 설계(MBD)나 다이어그램 기반 설계 방법이 대표적”이러고 말했다.

또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우, 실제 도로 환경에서 시험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상 운전(Virtual Driving)이 필수다. 양산에 들어가기 전 가상의 자동차를 이용해 성능과 결함을 테스트하는 기술인 HIL(Hardware-in-the-loop) 시뮬레이션 활용을 통해 품질 검증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해지고 있다.

구글이 이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교통국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기준 하루에 1만~1만5000마일의 자율주행 시험 운전을 하는 것은 물론, 매일 300만마일을 가상 운전을 통해 시험하고 있다. 이는 매시간 지구 둘레를 다섯바퀴 돌 수 있는 길이다.

그는 “지난 2010년 한 중국 회사를 방문했는데, 이미 이러한 시뮬레이션 장비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놀란 적이 있다”며 “국내에서는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최근 도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동차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국제 기술 표준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도 주문했다. 현재 자동차 업계에선 자동차 기능 안전성 국제 표준인 ‘ISO 26262’, 자동차 SW 개발 프로세스 국제 표준인 ‘오토모티브 스파이스(A-SPICE)’ 등이 대표적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오토모티브 스파이스 인증기관인 인탁스(iNTACS)의 설립자로 유명한 베언트 힌델 박사가 참석해 “자동차 OEM 업체나 부품협력사들은 이같은 표준 인증을 통해 개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며 “SW 오류로 인한 사고 발생이나 해킹 등 안전과 보안 관련 이슈를 해결하는 것이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율주행 혁명으로 향후 5년 내 자동차와 IT산업 간의 융합이 더욱 강조되겠지만, 테슬라나 패러데이퓨처, 구글과 같은 SW 중심의 기업들은 앞으로 대량 생산 체계로 들어가게 되면 난관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테슬라의 경우 유럽에 판매한 차량에 자율주행 기능을 넣었다가 정부의 권고(안전상의 이유)로 이 기능을 빼는 다운사이징을 진행했다.

그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정부의 경우 자율주행차를 적극 장려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어, 만약 자율 주행 시험을 하다가 사고가 나도 보험금 부담을 주정부에서 직접 부담한다고 하더라”며 “하지만 실제 자동차는 SW만으로 구성돼 있지 않고 다양한 물리적인 부분과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자동차 업계와 IT업계가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MDS테크놀로지는 국내 자동차 SW 시장 확대를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자동차 SW 개발자 컨퍼런스를 진행해 오고 있다. 관련 분야에서 2016년 기준 33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회사 전체 매출 비중에서 약 30%를 차지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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