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넷마블게임즈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이 폭발적인 흥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엔씨소프트가 곧 출시할 ‘리니지M’마저 대박 조짐이 관측되자 앱 마켓 구글플레이를 운영 중인 구글에 자연스레 시선이 쏠린다.
구글이 앱 매출 30%를 플랫폼 수수료로 가져가기 때문이다. 구글플레이에 입점한 모바일게임이 성공할수록 구글이 돈을 버는 구조다.
작년 12월부터 국내 구글플레이 월간 게임 매출 규모가 2000억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1000억원대에서 껑충 뛰어올랐다. 리니지2 레볼루션의 흥행 덕분이다. 이를 감안하면 올 상반기에만 구글플레이에서 1조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최소 3000억원은 구글의 몫이다. 리니지M마저 성공한다면 구글이 가져갈 수수료 몫은 더욱 커질 것이 명약관화하다.
구글은 게임 뿐 아니라 영화 등 유료 콘텐츠 판매와 광고로 벌어들이는 매출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MOIBA)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구글플레이 예상 매출은 5조3000억원이 넘는다. 해마다 조단위로 구글플레이 매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콘텐츠 업계에선 글로벌 플랫폼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아쉬운 목소리가 감지된다. 최근 들어 남 좋은 일만 시킨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다. 시장 선점 시기를 놓쳤고 플랫폼을 가지지 못한 로컬 업체들의 넋두리로도 들리지만 충분히 일리 있는 비판이다. 구글이 국내에 재투자하는 규모에 비해 벌어가는 돈이 워낙 큰데다 버는 만큼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구글을 겨냥한 세금 관련 비판은 세계 각지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프랑스에서 1조원 이상의 구글세 징수 움직임이 있었고 인도네시아 정부에선 세금 추징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영국에서도 구글과 세금 징수 합의가 나왔다.
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에 매출 격차는 점점 커지고 연구개발(R&D) 투자에서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보니 일부 업계에선 무력감마저 감지된다. 이 부분은 기업 스스로가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 정부와 국회가 움직여야 한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을 육성하고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에 앞서 국내 업체에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 싶다. 새 정부와 20대 국회가 열어갈 공정 경쟁 환경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