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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폐지→2G·3G→취약계층→업계자율…스텝꼬인 기본료 폐지

채수웅

- 전문가들 국정위 공약 이해도·전문성 떨어져 지적…실질적 부담완화 방안 찾아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통신비 인하와 관련해 대통령의 공약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 것 같다."

"기본료 폐지는 통신비 인하 방안 중 하나인데 너무 여기에만 매몰되다보니 진전이 없었다."

"전체 그림 없이 공약이 제시된 것 아닌가 싶다. 기본료 폐지를 급박하게 추진하는 것보다 전체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 추진방식에 대해 쓴 소리가 쏟아졌다. 대통령 공약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전문적 지식 없이 추진하다보니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고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과 공공미디어연구소는 20일 국회도서관서 '문재인 정부 통신비 인하 정책 진단과 제언'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 참석한 패널들은 기본료 폐지 찬반을 떠나 국정위의 정책 추진방향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책에 대한 목표의식과 실행전략의 부재로 시장에 혼선만 주고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개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2분과 위원장은 지난 19일 미래부 업무보고 이후 기본료 폐지와 관련해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해 인위적인 기본료 폐지 입장에서 물러섰다.

당초 국정위는 2G 3G는 물론, LTE까지 기본료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통신사는 물론, 주무부처 미래창조과학부까지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자 2G 3G, 또는 소외계층으로 기본료 폐지 대상을 축소시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국정위가 LTE에 기본료가 포함돼 있는지 파악하겠다고 했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기본료 폐지를 추진한 것인지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 정책국장은 "기본료 폐지 공약이 처음이 아닌데 2G 3G에서 LTE, 소외계층으로 바뀐 것을 보면 공약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 것 아닌가 싶다"며 "이해도가 낮고 목표, 전문성도 없다보니 네 차례의 정부 보고에도 불구 하나의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회의 때마다 리셋이 됐다"고 지적했다.

윤 국장은 "논란과 혼란만 계속되며 당초 대통령이 제시했던 메시지는 희석되고 거짓말이 돼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국정위는 이제라도 목표를 분명히 설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환 상지대 교수는 "논의가 진행돼다 2G 3G, 저소득층에 한정된 것이라는 일부 자문위원의 얘기도 있었다"며 "스스로 헛다리에 스텝이 꼬인 모양새가 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선 공약이었음에도 불구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미래부와 통신사에게 끌려다니는 것에 대한 분명한 평가와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결국 준비가 안됐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황성욱 알뜰통신사업자협회 부회장은 "전체적인 그림 없이 공약이 제시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며 "기본료 폐지를 급박하게 추진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통신비 인하 정책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했던 추혜선 정의당 의원도 "국정위가 통신비 인하 쟁점에 불은 붙였는데 국민 기대와 달리 논쟁만 뜨겁고 별다른 무언가를 내놓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기본료 폐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됐던 알뜰폰 업계는 국정위의 말바꾸기에 환영의 입장을 보였다. 알뜰폰 사업자 큰사람의 윤석구 대표는 "어제 국정위가 전반적인 방향을 잘 잡은 것으로 생각한다"며 "기본료에 너무 매몰돼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에 진전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국정위가 기본료 폐지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공약인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추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성환 아주대 교수는 "잘못됐다고 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보다는 알뜰폰처럼 효과 있는 정책에서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통신요금개혁위원회를 만들어 사회적 합의를 거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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