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가 2분기도 ‘깜짝 실적(Earnings Surprise, 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했다. 반도체 호황에 스마트폰 반등까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역대 분기 실적 사상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 달성을 예고했다.
7일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0조원과 14조원으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와 전년동기대비 각각 18.69%와 17.7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41.41% 전년동기대비 71.99% 상승했다.
잠정실적은 투자자 편의 차원에서 제공하는 수치다. 사업부문별 실적 등 상세내역은 이달 말 컨퍼런스콜을 통해 설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09년 7월부터 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는 부품과 세트 사업부문 모두 좋았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장기 호황에 접어든 상태다.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은 부족하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다른 반도체 업체도 잘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디램과 낸드플래시 양쪽 모두 주도권을 쥐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평택 반도체 단지에서 제품 출하식을 열었다. 4세대 V낸드를 양산한다. 삼성전자는 인텔을 밀어내고 반도체 매출 1위 기업 자리에 올라설 것이 확실시 된다.
한국투자증권 유종우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전체 낸드제품 가격상승폭은 시장가격 상승폭을 상회할 전망”이라며 “경쟁사의 3D낸드 양산 본격화가 계속 지연되고 있어 삼성전자의 공격적 설비투자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스마트폰은 ‘갤럭시노트7’ 충격을 털었다. 갤럭시노트7 조기 단종은 삼성전자의 작년 하반기와 올 1분기까지 삼성전자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신뢰 하락으로 후속 모델 판매도 자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2분기 나온 ‘갤럭시S8·8플러스’가 악재를 모두 씻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상 최단기간 판매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쪽도 좋다. 애플은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채용할 계획이다.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OLED를 공급하며 체력을 키웠다. 삼성전자외 대량 공급처 확보는 안정적 성장 기반으로 작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 행진은 하반기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공급 부족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시장조사기관은 2~3년을 내다보고 있다. 스마트폰은 적수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경쟁사는 삼성전자의 위기를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내놓을 ‘갤럭시노트8’ 등을 위협할 존재는 안드로이드 진영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