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삼성 vs LG’ 고무줄 OLED 경쟁…폴더블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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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TI)이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개발 과제의 수요기업으로 선정됐다. 주관기관은 고려대학교다. 플렉시블, 폴더블, 롤러블 이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의 원천기술 확보가 목표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가 아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기본이다. 백라이트유닛(BLU)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OLED로만 신축성과 유연한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막트랜지스터(TFT)를 사용하는 백플레인부터 유리를 대체할 플라스틱 소재, 인듐주석산화물(ITO) 이후의 투명전극 등 넘어야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업계에서는 그래핀과 은나노(Ag) 와이어, 카본나노튜브(CNT) 등이 필수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풀어 말하면 디스플레이가 자유자재로 늘어났다가 줄어들려면 모든 구성 요소가 신축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말이 쉽지 실제로 구현하려면 지금의 플렉시블 OLED는 과장을 보태 장난이나 다름없다는 게 업계와 학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디스플레이를 눌렀을 때 나타나는 저항은 물론이고 전자 이동도, 전극 형성 등의 데이터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신뢰성을 가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선점효과를 위해서는 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도 필수적이다. 정부가 백플레인, 발광화소용 소재·소자·공정 원천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적어도 5년 이후를 내다본 사업이다.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에서 OLED로 전환되고 있고 플렉시블 OLED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멀찍이 내달렸다는 점을 만회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나 마찬가지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규모의 디스플레이 학회 ‘SID(The Society for Information Display)’에서 9.1인치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인 바 있다. 현장에서 이를 보기위해 한 시간 가까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신축성, 불량률 등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난관이 산적해 있으나 미래 디스플레이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상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OLED 시장 확대, 中따돌릴 비기=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이번 국책과제를 담당하면서 관련 원천기술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플렉시블 OLED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를 따라가야 하는 입장이지만 차세대 디스플레이에서는 양사가 불꽃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60인치 이상의 울트라HD(UHD)급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및 이를 활용한 IT 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 사업에서 LG디스플레이가 당초 목표를 뛰어 넘는 결과물을 내놓은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하는 모양새다. 세계 최초로 투명도 40%, 77인치 울트라HD(UHD), 곡률반경 80R(반지름이 80mm인 원의 휜 정도) 구현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산화·차별화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과의 협업에 있어서도 지속적인 소통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고경도 플라스틱 필름은 코오롱, 컬러필터(CF) 재료는 LG화학, 고점도 코팅 장비와 저온 접착제는 나래나노텍과 KNW가 각각 수행했다. 인캡슐레이션은 주성엔지니어링, WRGB는 아바코와 연세대학교에서 스퍼터링 장비와 공정 변수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은 지난해 437억달러(약 49조500억원)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2.1% 확대에 그쳤으나, 중소형 OLED 시장은 지난 5년(2012~2016년) 동안 연평균 23.5%의 급성장세를 보였다. 향후 OLED의 입지가 한층 강화될 예상이어서 플렉시블 이후 폴더블과 롤러블, 스트레처블로 이어지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두고 우리나라가 중국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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