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통신사가 알뜰폰 가입자 뺏기를 본격화했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는 알뜰폰과 기존 통신사 요금격차를 줄여 경쟁력 약화를 촉진할 전망이다. 알뜰폰은 이동전화 번호이동 통계 포함 후 처음으로 7월 가입자를 내줬다. SK텔레콤은 단말기유통법 시행 후 처음으로 번호이동에서 이득을 봤다. KT LG유플러스로 나간 사람보다 알뜰폰에서 데려온 사람이 많다. SK텔레콤뿐 아니라 KT와 LG유플러스도 알뜰폰 고객 영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7월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는 총 63만3174명이다. 전월대비 26.2% 증가했다. 올 들어 최대치다. 휴가철인 7월 시장이 달아오른 것은 이례적이다. 고가폰 ‘갤럭시S8·8플러스’가 주춤하고 중가폰 ‘갤럭시노트FE’ 및 통신사 전용폰을 출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단말기유통법 시행 후 통신사는 고가폰은 고액 요금제 전환용으로 중저가폰은 가입자 유치용으로 활용 중이다.
7월 시장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인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7월 번호이동에서 1386명 순증했다. SK텔레콤이 번호이동에서 가입자를 불린 것은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전인 지난 2014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엔 KT와 LG유플러스의 사업정지가 있었다. SK텔레콤은 가입자가 가장 많아 번호이동에선 수세적 입장이다.
SK텔레콤의 가입자 획득은 알뜰폰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 전략이 성공한 탓이다. SK텔레콤은 4월부터 대리점과 판매점에 알뜰폰 가입자를 데려올 경우 장려금(인센티브)을 추가 지급했다. 유통망이 KT LG유플러스 고객 유치보다 알뜰폰에 집중하도록 유도한 셈이다. 장려금 상향은 불법 지원금 전용할 여지도 있다.
SK텔레콤은 KT 1180명 LG유플러스 2178명이 이탈했지만 알뜰폰에서 4744명을 가져와 총 1386명이 증가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알뜰폰 가입자 획득에 나섰다. KT는 SK텔레콤처럼 장려금 차등 정책을 취한 것으로 확인했다. LG유플러스는 자회사 알뜰폰 브랜드로 LG유플러스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으로 돌아섰다.
7월 LG유플러스도 알뜰폰에서 가입자를 차지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2개월 연속 동반 알뜰폰과 가입자 경쟁서 승리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KT로 49명을 내준 것이 아쉽다. 총 3922명이 늘었다. KT는 총 1451명 감소했다.
알뜰폰은 사면초가다. 번호이동은 돈싸움이다. 통신사와 마케팅비 경쟁서 이길 수 있는 사업자는 없다. 정부의 선택약정할인 할인율 조정을 기대하는 대기수요도 부담스럽다. 총 3857명이 떠난 것이 이를 대변한다.
한편 8월 시장 동향은 점치기 어렵다. 통상 8월은 비수기다. 휴가 때문이다. 그러나 7월도 예년엔 비수기였다. 방송통신위원회가 4개월 만에 정상화했다. 감시의 고삐를 당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제4기 방통위는 위원장과 상임위원 모두 방송 전문가다. 통신시장을 제대로 이해할지 미지수다. 중저가폰 신제품은 줄줄이 대기 중이다. 반면 9월 선보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LG전자 ‘V30’ 등 고가폰을 기다리는 수요도 무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