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시큐아이, 신임 대표 취임에 ‘쉿’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국내 주요 보안기업으로 꼽히는 시큐아이 수장이 하루아침에 바뀌었다. 파격, 깜짝 인사 등의 말조차 막힐 정도로 의외의 인사였다. 인물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시기에 대한 이야기다.
삼성 계열사에 속한 시큐아이는 삼성SDS 자회사다. 의례적으로 시큐아이는 삼성그룹 정기인사 때 조직개편 및 인사가 이뤄져 왔다. 지난 5월 삼성그룹 정기인사 때 지나쳤던 인사를, 수개월이 지난 후 그것도 대표를 급작스럽게 교체했다는 사실에 내부에서도 당혹감을 보이고 있다.
새로 취임한 대표는 최환진 삼성SDS 상무다. 최 신임 대표는 지난 1일부터 출근해 대표직을 수행하기 시작했고, 삼성전자 임원 출신 석경협 전임 대표는 전날 짐을 싸서 회사에서 물러났다.
모두가 놀랄만한 인사였지만, 시큐아이는 입을 다물고 있다. 심지어 신임 대표의 프로필조차 공개되지 않았다. 새로운 대표와 관련해 일언반구 없는 상황이다. 당초, 이번주 내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대표 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나, 이마저도 번복됐다.
이번주 주주총회 안건에 해당 안건은 상정돼 있지 않았다. 이사회 소집 후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리겠다는 설명이다.
이사회 동의도 없이 신임 대표가 선임되고 바로 출근해 직무를 수행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어떤 연유로 대표가 바뀌게 됐는지에 대해 설명하기가 기업 입장에서는 곤란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 그로 인해 기대하는 방향성 등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시큐아이는 동네 구멍가게가 아니다. 삼성 계열사이자 국내 주요 보안기업이다. 고객과 관련사들의 주주, 시장에 대한 신뢰 문제다. 이런 태도는 스스로 권위와 신뢰는 떨어뜨리는 행위다.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린 이후 시큐아이는 700억대까지 가파르게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은 방화벽 등 네트워크 보안에 대한 시큐아이 기술력에 믿음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미래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과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시장에 던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시큐아이는 오히려 부정적 시그널을 시장에 남기고 있다. 기업의 가장 큰 덕목이자 필수요소는 신뢰다. 일반적 시선으로 보면, 감추려는 것은 대게는 부정적이다. 영문도 모르는 대표 인사, 어느 누가 신뢰를 보낼 수 있을까?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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