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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의 만족도는?… 그린카 '어웨이' 써보니

이형두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차량공유(카셰어링) 업체 그린카(대표 김좌일)는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플랫폼 ‘어웨이’를 17일부터 도입했다.

어웨이가 적용된 헤드유닛디스플레이 타입의 기기를 대시보드에 부착한 방식이다. 지난 17일 어웨이가 설치된 그린카를 기자가 직접 이용해봤다.

현재 그린카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면 어웨이가 장착된 차량은 상단에 조그맣게 'A'라는 파란색 아이콘이 표시된다. 해당 차량을 선택해 예약하면 자동으로 '네이버 계정과 연동할 것이냐'는 팝업창이 뜬다. 계정을 연동하면 네이버뮤직에서 미리 등록한 플레이리스트나 네이버지도의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랩스와 그린카는 연내 1000대의 차량에 어웨이를 순차적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현재 강남 지역의 일부 그린카만 어웨이가 장착된 상태로 운행되고 있다.

◆큰 화면과 메뉴, 조작성 살렸다 = 24대9 화면 비율을 가진 어웨이의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3개를 나란히 합친 정도로 사이즈가 크다. 덕분에 메뉴, 내비게이션 화면, 음악 재생 디스플레이가 스플릿 뷰 형식으로 동시에 표시돼도 운전자가 인식하기에 넉넉한 수준이다.

차 시동을 걸었더니 기기 화면에 깔끔한 글씨체로 “Something new is on its way...by NAVER LABS"라는 문구가 표시됐다.

어웨이는 차량 최적화 사용자 경험(UX)를 목표로 했다. 따라서 조작성에 많은 신경을 썼다. 화면이 큰 만큼 작동 메뉴 아이콘도 신용카드 1장 수준으로 큼직 큼직하다. 터치스크린 메뉴를 잘못 누를 여지가 거의 없었다.

복잡한 메뉴는 빼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채택했다. 기능도 내비게이션, 음악 스트리밍 등 오디오 콘텐츠, 반납 연장과 주행요금 모의정산 같은 그린카 플랫폼 연동 기능 정도만 넣어 가짓수를 최소화했다. 단순한 만큼 기존 내비게이션 등에 비해 운전자가 조작하기 쉽다. 신호 대기 등 짧은 시간에도 어려움 없이 원하는 기능을 찾아갈 수 있었다.

스마트폰 블루투스 연결이나 별도의 작업 없이 네이버뮤직 음원 스트리밍을 차에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뮤직 유료 회원이 아니더라도 별도 요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실시간 TOP 100', '나른해진 오후에 들려주고 싶은 음악‘처럼 다양한 음악 큐레이션 및 락, 힙합, 발라드 등 장르별 플레이리스트를 지원했다. 네이버뮤직 앱에서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작성해 저장하자 실시간으로 어웨이에 반영되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음악을 재생하자 카오디오가 아니라 기기 자체에서 소리가 흘러나왔다. 기기 후면을 살펴보니 3.5mm 오디오 단자가 발견됐다. 옥스(AUX) 케이블을 이용해 카오디오와 연결하는 방식이지만 해당 차량에서는 연결이 이뤄져 있지 않았다.

자체 스피커의 성능은 썩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음질에 예민하지 않더라도 스마트폰 스피커보다 낫다고 보긴 어려웠다. 후면 오디오 단자 옆에는 'CAM'이라고 쓰여진 단자도 보였다. 향후 차량 카메라 등과 연결해 기능을 확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오디오 콘텐츠 메뉴를 실행하면 ‘문학 고전’ ‘윤동주 시 100선’ 등 다양한 교양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다. 네이버에서 베타서비스 진행 중인 ‘오디오 클립’ 서비스의 콘텐츠들이 제공되고 있었다. 네이버뮤직의 방식처럼 이용자가 미리 콘텐츠를 네이버에서 선택하고 계정 연동을 통해 어웨이에서 활용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에서 즐겨찾기 메뉴를 선택하자 사전에 네이버지도에서 즐겨찾기로 등록해놓은 위치들이 표시됐다.

검색기능의 음성인식 기술은 상당히 정확했다. ‘봉은사’ ‘코엑스’ 등 간단한 목적지는 물론이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산책하기 좋은 공원’ 등 제법 긴 문장 단위로 얘기해도 매우 높은 인식률을 보였다.

‘한강 야경’, ‘서울 벚꽃 명소’ 같은 조금 난이도를 높인 질문에도 ‘응봉산’이나 ‘윤중로’ 등 괜찮은 검색 결과를 내놨다. 네이버 측에서 미리 밝힌 대로 ‘수요미식회 맛집 찾아줘’라는 명령에 대해서도 정확한 검색 결과를 보여줬다.

다만 스마트폰이나 인공지능 스피커처럼 문장 단위의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서울 강남구에서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묻자 어웨이는 50킬로미터 가까이 떨어진 경기도 화성시의 식당 하나만 검색 결과로 내놓았다. ‘분위기 좋은 숙박시설’, ‘산책하기 좋은 공원’ 등 높은 난이도의 질문 역시 검색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총평 '차량 운전자에게 최적화된 시스템' = 운전 중에 내비게이션이나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일은 상당히 위험하다. 법으로도 금지돼 있다. 2012년 8월부터 출시된 차량의 내장 내비게이션은 운전 중 조작이 불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지만 거치형이나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에는 이런 기능을 넣기 어렵다.

어웨이는 운전 중 주의 분산을 최소화해주는 역할을 잘 수행한다. 높은 조작성과 음성인식 기술은 운전에 집중도를 높여줬다. 자체 내비게이션의 해상도나 성능은 높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대부분의 그린카에 내비게이션이 별도로 장착돼 있어 부족한 부분은 상호 보완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의 특성상 음원 스트리밍도 상당히 유용하다. 차량을 대여할 때 매번 음악을 듣기 위해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페어링을 진행하는 것은 꽤 번거롭다. 차량 오디오 시스템마다 연결 방식이 다 달라 매번 습득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터치 몇번으로 원하는 음악이나 큐레이션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은 서비스의 질을 높여준다.

또한 시스템 자체의 음성인식 기술 수준이 높다는 점에서 향후 다양한 발전 가능성이 점쳐진다. 아직 가수나 곡명을 통한 음악 검색은 지원하지 않는다. 음성인식 기술을 내비게이션 검색 뿐만 아니라 음악 검색 등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네이버 측이 어웨이가 개방형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밝힌 만큼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웨이는 현재 그린카를 통해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추후 개인 소비자까지 판매 대상을 확대할 지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한편, 네이버는 "기사에 사용된 어웨이는 테스트 버전으로 정식 버전과는 기능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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