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북한이 지난 3일 오후,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EMP(Electro Magnetic Pulse, 전자기펄스) 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함에 따라 EMP 대응 전략 마련이 불가피하게 됐다.
북한은 그동안 5차례의 핵실험을 하면서 EMP 공격을 언급한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강력한 EMP’ 공격을 강조함으로써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우선은 어떤 형태로든 EMP 공격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할 상황이 됐다.
EMP 폭탄은 NEMP(핵전자기펄스) 무기와 NNEMP(비핵전자기펄스) 무기, 두 종류로 나뉜다. 먼저, NEMP는 핵폭발시 방출되는 전자기파를 이용하는 것으로 핵공격시 EMP 폭탄도 동시에 발생하는 효과다. EMP 공격 범위가 상당히 크고 광범위하다.
반면 NNEMP는 물리적인 핵폭발 없이도 EMP 폭탄 효과만 선택적으로 낼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EMP 폭탄은 이 NNEMP를 의미한다. 다만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EMP공격 수단이 NEMP 무기인지 NNEMP 무기인지는 현재로선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EMP’폭탄이란 고출력의 마이크로웨이브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발생시켜 모든 전자기기를 무력화시키는 무기로 정의된다. 'EMP 폭탄'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한다면 통합전술지휘체계(C4I)와 같은 고도의 전자전력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우리 군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은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앞서 지난 2010년 이후, 북한이 핵실험을 거듭하고 EMP폭탄의 위험성이 구체적으로 부각되면서 우리 정부는 지난 수년에 걸쳐 국방부를 포함해 관련 부처가 그동안 국방, 주요 공공부문에 대한 'EMP 폭탄 방호체계'를 마련해왔다. EMP 공격을 막아낼 수 있도록 물리적인 방공호를 마련하는 것이 주내용이다. 다만 이에 따르는 예산문제 등으로 아직 EMP 공격에 완벽한 대응체계를 갖추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더욱 시급한 문제는 강력한 EMP 공격시 민간 통신시설에 대한 방호체계가 아직 크게 허술하다는 점이다. 민간기업들은 그동안 해킹, 디도스 공격 등 사이버 테러에 대해서는 나름대로의 대응전략을 마련했으나 EMP와 같은 물리적 전자파 공격에 대해서는 정교한 매뉴얼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EMP에 대한 위험인식이 부족하다. 지난해 하반기에야 정부가 한국전파진흥협회와 공동으로 EMP 침해 방지 대책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배포한 상태다.
은행 등 대형 금융회사들은 그동안 지진이나 홍수, 화재 등 물리적 재해 또는 해킹 등 사이버 공격에 대비한 실시간 백업센터(DR) 전략을 상당히 정교하게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이 시설이 EMP 공격과 같은 새로운 유형의 공격에 대응한 방호체계를 갖췄는지 집중적으로 논의된 적은 없었다. 그동안은 주로 재해 발생시 30Km이상 떨어진 원격지에서 고객의 금융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