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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 키운 건 스팀?…대체불가 플랫폼 주목

이대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블루홀(대표 김강석)이 개발한 PC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가 정식 출시 전 스팀 얼리액세스 단계에서 1000만장의 판매량을 돌파했다. 전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기록 중이다.

배틀그라운드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게임 콘텐츠 자체에서 찾을 수 있다. 최후의 1인이 생존하는 서바이벌 또는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 중에선 배틀그라운드가 최고 수준의 재미와 완성도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게임의 스팀 판매량이 입증하고 있다.

그 다음 꼽을 수 있는 성공 요인이 바로 글로벌 PC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이다. 1000만장 판매량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은 스팀을 통해 세계 각국의 이용자들이 클릭 한번으로 구매하고 게임을 내려받을 수 있어서다.

스팀은 하프라이프 시리즈와 도타2 등의 게임으로 유명한 개발사 밸브(Valve)가 운영 중인 글로벌 플랫폼이다. 비슷한 플랫폼으로 비디오게임이 유통되는 플레이스테이션네트워크(PSN) 또는 모바일 앱 마켓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를 떠올리면 된다.

지난해 스팀의 누적 거래매출(스팀스파이 집계)은 34억7214만달러(약 3조7100억원)이다. 이 중 30%는 스팀 운영사 밸브가 가져간다. 글로벌 플랫폼에 입점해 마케팅 효과 등을 누리는 일종의 수수료인 셈이다.

블루홀은 배틀그라운드의 스팀 얼리액세스 입점에 힘입어 회사까지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스팀 얼리액세스는 크라우드펀딩과 같은 역할을 한다. 개발 중인 게임을 미리 선보여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중소‧인디 게임 개발사의 경우 스팀 얼리액세스 매출을 발판삼아 정식 출시를 노린다.

작년 블루홀 사업보고서를 보면 연결기준 실적이 매출 372억원, 영업손실 73억원, 당기순손실 249억원이다. 전년대비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고 당기순손실이 지속돼 현금도 얼마 남지 않았었다.

그런데 1년여 만에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으로 블루홀 상황이 급반전을 이뤘다. 배틀그라운드 가격 3만2000원(29.99달러)에 판매량 1000만을 곱하면 원화 기준 3200억원이다. 이 중 스팀 수수료 30%를 제외하면 블루홀이 가져갈 수 있는 수익이 나온다. 최근 판매량까지 감안하면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해 대규모 흑자가 예상되는 이유다.

현재 PC게임 분야에선 스팀이 대체불가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이렇다 할 경쟁 플랫폼 없이 세계적인 유통망을 확보했다. 유력 퍼블리셔를 통하지 않고 세계 시장에 PC게임을 선보이려면 스팀 외엔 사실상의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북미‧유럽 지역 진출을 노린다면 스팀 입점을 최우선 전략으로 고려할 수 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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