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SK하이닉스, AI용 ‘3D 적층’ HBM2 메모리 양산

이수환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SK하이닉스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인공지능(AI)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2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igh Bandwidth Memory, HBM)의 본격적인 양산 채비를 마쳤다.

HBM은 실리콘관통전극(Through Silicon Via, TSV) 기술을 적용해 D램 다이를 적층, 메모리 대역폭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기존 메모리반도체보다 수익성이 좋고 향후 쓰임새가 다양해질 것으로 보여 주력 제품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연말로 예정된 HBM2 양산을 고객사 인증이 마무리되는 대로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내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내부 인증을 거쳐 고객사 인증도 거의 끝나가는 상태”라며 “후공정은 앰코가 담당하며 조만간 양산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GDDR6와 HBM2를 올해 안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HBM2는 2.5배 이상의 가격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려고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사실 SK하이닉스는 HBM2 이전 AMD와 함께 세계 최초로 오리지널 HBM 상용화에 성공했으나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이런 와중에 AI 열풍과 가상화폐 채굴에 GPU가 적극적으로 활용되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으나 엔비디아 제품에 삼성전자가 먼저 HBM2 공급에 성공하면서 선수를 뺏겼다.

이후 삼성전자는 8GB HBM2 램프업(생산량 확대)에 들어가며 격차를 벌리기 위해 애를 썼다. SK하이닉스가 HBM2를 AMD에 본격적으로 공급하게 되면 주력 공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다. 벌어졌던 간극을 메울 수 있게 된 셈이다.

SK하이닉스의 HBM2 양산이 늦어진 것은 독특한 설계 때문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HBM2는 레이턴시(지연시간)를 낮춰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의사 채널(疑似, Pseudo Channel)’을 지원한다. 삼성전자가 한 개의 다이에 채널 2개, 의사 채널 4개를 구현했다면 SK하이닉스의 경우 같은 조건에서 채널 4개에 의사 채널 8개로 구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HBM2는 아직까지 수율이 썩 좋은 제품이 아니어서 향후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수익성과 직결될 것”이라며 “단품이 아니라 다이 내에 함께 패키징해서 공급해야 하므로 후공정 업체와의 공조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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