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만 9종 공개…내년이 더 기대되는 ‘네이버 데뷰’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예상을 넘어선 신기술 공개였다. 지난 16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데뷰(DEVIEW) 2017’에선 네이버랩스 로보틱스가 자체 또는 산학협력으로 개발 중인 로봇 9종이 베일을 벗었다.
극적 효과를 노린 것일까. 그야말로 깜짝 발표였다. 네이버는 데뷰 기조연설 전까지 로봇 발표를 철저히 대외비로 취급했다.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네이버랩스 대표는 기조연설을 통해 그동안의 성과를 빠르게 소개하면서도 마지막 로봇팔 공개 전엔 잠시 뜸을 들였다. 로봇팔이 공개되자 개발자들이 모인 장내 분위기가 금세 달아올랐다. 네이버의 기술적 성취와 방향성이 잘 드러나는 연구였기 때문이다.
◆두해만에 ‘기술 플랫폼 기업’ 변모=네이버가 ‘기술 플랫폼 기업’ 얘기를 본격적으로 꺼내기 시작한 지는 얼마되지 않았다. 작년부터다. 그해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 압승을 거뒀고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는 인공지능(AI) 개발에 속도를 내게 된다. 네이버도 이 대열에 뛰어들었다.
AI 기술 측면에서 보면 네이버는 ‘준비된 기업’이다. 10년 넘게 개발해온 검색 기술 자체가 AI 개발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발판삼아 네이버는 여타 IT 기업보다 빠르게 AI 기술 시대에 적응했다. 작년 데뷰 행사에서 이를 입증했다.
지난해 데뷰에선 AI 기반 대화형 시스템 아미카(AMICA)와 자율주행, 로보틱스, 자체 웹브라우저 등 연구개발 중인 결과물들을 공개했다.
이후 아미카는 AI 비서앱 클로바(CLOVA) 탄생에 밑거름이 됐고 자율주행은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 올 연말까지 인간의 개입이 필요없는 4단계(레벨4) 수준을 목표하고 있다. 자체 웹브라우저 ‘웨일’은 올해 데뷰 개최일에 정식 버전이 출시됐다. 네이버가 지난 1여년간 23차례 업데이트를 거쳐 웨일의 완성도를 높여온 결과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데뷰’=네이버가 내년 데뷰에서 어떤 기술을 공개할까. 더 고도화된 AI 기술 공개와 함께 로봇의 실생활 투입 사례를 예상해볼 수 있다. 올해 처음으로 웨어러블 기기 1종이 공개됐지만 내년엔 더 많은 제품이 베일을 벗을 수 있다.
네이버가 올해 첫 공개한 로봇의 경우 상용화 시기를 따로 밝히지 않았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로보틱스 리더는 “연구원들만 있고 사업부가 갖춰진 상태는 아니다”라며 “지금은 열심히 연구하는 단계고 그러다 보면 상용화 문제가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직은 로봇들의 기술적 완성도를 더 높여야한다는 얘기다. 내년 데뷰에선 그동안의 기술적 성취와 함께 실생활, 일선 현장에서 활용을 눈앞에 둔 상용 버전 공개를 조심스레 점칠 수 있다. 현재 연구실 단계인 로봇팔 ‘앰비덱스(AMBIDEX)’의 시범 운용 소식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상용화 시기가 근접했다고 볼 수 있는 로봇은 ‘어라운드’다. 실내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으로 현재 부산에 위치한 예스24 서점에서 시범 운용되고 있다. 네이버랩스는 3개월간 운용 후 회수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자율주행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향후 물류, 경비, 안내 등의 분야에서 어라운드가 활용될 것으로 봤다.
올해 데뷰에서 첫 공개된 웨어러블 기기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네이버는 내년 1월 손목시계형 기기 아키(AKI)를 출시한다. 자녀의 위치와 동선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기기다. 시장 반응이 좋다면 내년 데뷰 행사에서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 발표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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