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SK하이닉스, 高용량 72단 3D 낸드 양산…‘칩 하나에 64GB’

이수환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SK하이닉스가 코드명 ‘헤라클레스(Hercules)’로 이름 붙여진 72단 3D 낸드플래시 역량 강화에 나선다. 512기가비트(Gb) 트리플레벨셀(TLC·3비트) 양산에 들어간다. 이 제품은 칩 하나에 64GB 용량을 구현할 수 있어 직전 256Gb TLC보다 더 많은 데이터 저장이 가능하다. 서버, 데이터센터 등 엔터프라이즈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시장 공략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512Gb 72단 3D 낸드플래시 양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4월 제품 개발을 발표한 이후 연내에 용량을 늘린 제품을 양산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짧은 기간 안에 수율까지 만족시켰다는 점에서 차별화에도 성공했다.

코드명 헤라클레스만 봐도 SK하이닉스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36단 코드명 ‘포세이돈(Poseidon)’, 48단 코드명 ‘제우스(Zeus)’와 같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이름을 따왔다. 헤라클레스는 전 세계 영웅의 대명사이자 인간은 물론 신의 힘으로도 어쩌지 못했던 괴물을 모조리 처치했다. 낸드플래시 분야에 있어서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연구개발(R&D)이 늦었다는 점을 만회하고 극복하겠다는 의도다.

업계에서는 적층수에 따른 원가경쟁이 1~2년 사이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72단 3D 낸드플래시는 36단 3D 낸드플래시를 두 개 이어붙인 ‘더블스태킹(Double Stacking)’ 방식을 적용해 64단의 한계를 극복했다. 단일로 셀을 쌓는 ‘싱글스태킹(Single Stacking)’과 비교해 더 많은 공정과 재료 및 시간이 걸리지만 적층수를 빠르게 높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차기 96단 제품도 더블스태킹 기술이 접목된다. 이번에는 48단 제품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컨트롤러 기술 내재화를 통해 솔루션 사업 경쟁력도 강화했다. 자체적으로 컨트롤러와 펌웨어를 개발했다. 이에 발맞춰 셀 하나에 4비트의 정보를 담을 수 있는 쿼드레벨셀(QLC) 96단 3D 낸드플래시를 내년에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낸드플래시는 최소 단위인 셀에 몇 비트의 데이터를 저장하느냐에 따라 싱글레벨셀(SLC·1비트), 멀티레벨셀(MLC·2비트), TLC, QLC로 분류한다. 비트 수가 늘어날수록 같은 공정에서 더 많은 용량을 집적할 수 있지만 읽고 쓰기와 같은 성능은 물론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나타난다. 자체 낸드플래시 솔루션을 확보한 SK하이닉스에게 있어 넘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도시바는 QLC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핵심은 늘어난 복잡성만큼 오류 확인&수정(Error Check&Correct, ECC) 코드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적용하느냐에 달렸다. ECC 코드는 TLC부터 적용됐으나 QLC는 플로팅게이트(FG)에 전자를 담아둘 때 어떤 상태인지 구분하는 경우의 수가 훨씬 많은데다가 전압의 세기도 촘촘하게 조절해야 한다.

한편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은 매출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14% 성장했다. 업체별로는 삼성전자, 도시바, 웨스턴디지털(샌디스크), 마이크론, SK하이닉스, 인텔 순이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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