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대답 척척 해줄까… 챗봇 서비스 직접 써보니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지난 11일 중국 온라인 쇼핑 축제 광군제에서 알리바바는 약 28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주문량은 14억800만건, 배송 물량은 8억1200만건이었다.
막대한 주문 규모 때문에 모든 고객문의를 사람이 감당하기 어렵다. 이에 상담용 챗봇 ‘디엔샤오미’가 큰 몫을 했다. 디엔샤오미는 하루에 350만명의 고객을 상담할 수 있다. 챗봇이 모든 문의를 해결해주지는 못하지만 부하를 상당히 줄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국내에서는 SK플래닛(대표 서성원) 11번가가 이커머스 업계에서 유일하게 ‘디지털 컨시어지 바로’ 챗봇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11번가는 지난 4월디지털 상품 챗봇에 이어 지난 15일부터 마트 챗봇까지 서비스를 확장했다. 지난 앞서 선보인 디지털 챗봇의 경우 시행 초기 대비 지난 10월 사용자 수가 208%로 증가했다. 매월 사용자 증가율은 28% 수준이다.
마트 챗봇은 11번가 직영몰인 ‘나우배송’의 135개 카테고리를 대상으로 한다. 취급하는 상품인 생필품, 식료품은 브랜드에 따른 관여도가 비교적 낮고 반복 구매가 잦다. 때문에 챗봇이 활약하기 좋은 환경이다.
단순 키워드 검색과는 어떤 점이 다를까. 오픈마켓에 노출되는 판매 딜은 여러 상품을 묶어 최저가만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나우배송 역시 마찬가지다. 분유를 예를 들면, 여러 용량 옵션이 있을 경우 검색 값에서 노출되는 결과는 가장 낮은 가격이다. 딜에 들어가서 옵션을 확인해야 사고 싶은 상품의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챗봇 검색값은 하나의 상품에 하나의 가격만 표시한다. 소비자의 가격혼동을 줄여준다.
검색 결과는 실시간으로 변동된다. 최초 ‘생수’ 검색 시 제주 삼다수가 최우선으로 결과 값으로 나왔으나 이후 반복된 검색에는 최저가 행사 상품인 스파클 생수가 먼저 노출됐다.
모바일 키보드 상단에 나타나는 ‘전용 키패드’를 이용하면 더 편리하다. 과거 구입한 상품이 있는 경우 ‘자주 구매 상품’ 메뉴를 이용하면 해당 데이터에 근거해 구매할 제품을 먼저 추천해준다.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주간 행사 상품’, 많이 팔린 상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베스트 상품’ 메뉴도 제공한다.
검색 결과 정확도는 아직 오차가 있는 편이다. 판매되는 상품이 있음에도 일부 상표의 경우 제대로 된 결과를 찾아내지 못했다. '진라면 봉지' '진라면 멀티팩' 다양한 검색어를 동원해 ‘진라면’을 검색했지만 ‘진라면 컵라면’ 상품만 표시됐다. 물론 해당 상품은 나우배송 카테고리에서 판매 중인 제품이다.
챗봇 이용 중 문제가 생기면 상담사 호출 메뉴를 활용할 수 있다. 상담사가 챗봇과 이용자의 대화 내용을 미리 확인하고 상담에 임할 수 있다. 상담에 걸리는 시간이 축소된다.
숙박 O2O(Online to Offline)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대표 심명섭)도 숙박예약 업계에서 유일하게 챗봇 ‘알프레도’를 서비스 중이다. 날짜, 숙소 위치, 투숙 인원을 입력하면 숙소를 추천해준다. 통상 고객센터 통화량이 많아 전화 상담이 연결되지 않는 시간대에 이용량이 증가한다.
어느 정도 대화 맥락을 파악하는 모습도 보였다. 날짜나 장소를 한번 입력하면 다시 묻지 않더라도 해당 정보를 기본 값으로 인식했다. ‘리셋’이라고 입력하면 이전 정보가 초기화된다.
‘이번 주말’ ‘빼빼로데이’ ‘크리스마스’처럼 특정 날짜 대신 관용어나 기념일을 입력해도 날짜를 알아듣는다. 검색 결과가 나온 상태에서 낮은 가격 순, 높은 가격 순으로 재배열하는 것도 가능했다. 다만 낮은 가격 순을 주문할 경우 순서가 제대로 맞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장소는 키워드별로 편차가 심했다. 시청역, 명동, 삼성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은 역에서 가까운 숙소를 출력했으나, 낙성대역 숙소를 입력하자 뜬금없이 의정부, 충남 보령, 전북 군산에 있는 호텔을 내놓기도 했다. 검색되는 숙소의 숫자도 차이가 있었다.
자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인식했다. 대략적인 키워드를 인식해 예상 질문과 관련 답변을 뽑아준다. ‘얼리버드’ 상품 활용법이나 쿠폰, 포인트 사용법에 대한 질문 답변으로 연결해준다. 과거에 유행했던 챗봇 ‘심심이’처럼 어느 정도 일상적인 질문에도 답을 내놓는다. ‘배고파’라고 말하면 ‘나도 다이어트 중이다’라고 말한다.
재미삼아 경쟁사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소극적으로 여기어때를 옹호하는 답을 내놨다. ‘저도 써보긴 했는데... 여기까지만 하죠’ ‘저는 한옥 숙소 자주 가는데 경쟁사도 한옥이 있었나’ 같은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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