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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시스템' 언급없었던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취임사… 해석 여지

박기록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허 인 행장(사진)이 21일 제7대 KB국민은행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허 신임 행장은 이날 취임 일성으로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KB,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KB'를 지향하며 '디지털뱅크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뱅크 구현'은 전임 윤종규 행장 시절부터 강조돼왔던 KB국민은행의 캐치프레이즈다. 앞으로 임기 2년의 허 인 행장 시대에도 기존의 기조는 일관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날 허 신임 행장의 취임사에선 KB국민은행이 이르면 내년초부터 진행하게 될 차세대 전산시스템 프로젝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어 눈길을 끈다.

차세대 전산시스템은 KB국민은행의 입장에선 향후 2년간 진행될 매우 중요한 IT인프라 선도 사업이다. 그리고 허 행장의 임기중 가장 중요한 사업중 하나이기도 하다. 따라서 허 행장의 취임사에서 이 부분이 전혀 언급이 안된 것은 다소 의외이며, 해석의 여지를 낳게 한다.

물론 취임사의 성격상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와 같은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빠질 수 있지만 디지철 뱅크의 구현은 차세대시스템과 같은 ICT 기반인프라의 혁신과는 뗄 수 없는 관계이며, 사업의 규모도 25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현재 KB국민은행은 차세대전산시스템 발주에 앞서 최정 업무 요건을 확정하기위해 지난 9월부터 EY한영에 의뢰해 4개월의 일정으로 PI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오는 12월까지 컨설팅을 진행할 방침인데, 업계에선 이 PI컨설팅이 완료되면 차세대시스템 발주 시기가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이날 취임사에서 허 인 행장은 디지털혁신과 관련 ▲고객중심의 은행 ▲고객친화적인 영업인프라 구축을 위한 제도 및 프로세스의 과감한 개선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KB-Wise근무제’, ‘영업점 방문 예약서비스’, ‘디지털창구운영’ ▲스마트한 비대면 서비스 구현 등을 제시했다.

특히 허 인 행장은 "KB의 디지털 경쟁은 국내 금융기업을 넘어 글로벌 선진기업과의 무한 경쟁이며,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KB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은행안에 또 다른 은행(Bank in Bank)’인 ‘디지털뱅크’는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핵심전략이자 미래성장 동력"이라고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
(좌) 윤종규 KB금융회장, (우)허 인 KB국민은행장
(좌) 윤종규 KB금융회장, (우)허 인 KB국민은행장

허 행장은 이어 "지금까지 우리는 생활금융플랫폼인 ‘리비(Liiv)’, ‘리브 메이트(Liiv-Mate)’ 등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론칭하였고, 최근에는 부동산금융의 ‘Liiv-On’을 출시해 디지털금융시장의 경쟁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야 할 길은 아직 멀다"고 각오를 다졌다.

허 행장은 디지털뱅크에 대해 접근성, 편의성, 보안, 디자인 등 개별적인 분야도 당연히 최고가 되어야 하지만 고객이 가장 즐겁고 쉽게 다가설 수 있고, 가장 많이 찾아올 수 있는 ‘디지털뱅크’이어야한다고 정의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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