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반도체 검증 ‘머신러닝’이 해답…솔리도 인수한 멘토의 전략은?

이수환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자동차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물론이고 인포테인먼트,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제작을 위해 반도체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다.

D램·낸드플래시와 같은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우리 기업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고 있으나 주기적인 흐름(불황→호황→불황)이 반복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새로운 먹거리의 필요성은 예전부터 대두되어 왔다.

자동차는 사물인터넷(IoT)과 함께 반도체 시장을 이끌 분야로 각광받아 왔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자동차·부품에 쓰이는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 229억달러(약 24조7800억원)에서 오는 2021년 429억달러(약 46조42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자동차는 움직이는 제품인데다가 안전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한 번 구입하면 오랫동안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반도체 탑재량이 늘어난다는 그 자체로 보면 나쁘지 않으나 복잡성과 원가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어떤 의미로 반도체 설계와 검증의 중요성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극복해야할 과제인 셈이다.

최근 지멘스가 머신러닝 기반의 편차 인식 설계 및 특징 분석 솔루션 기업인 ‘솔리도디자인오토메이션(이하 솔리도)’을 인수하고 멘토(멘토그래픽스)의 칩(IC) 설계 및 검증 기술 역량을 강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멘토는 시높시스, 케이던스와 함께 반도체 전자설계자동화(Electronic Design Automation, EDA) 3대 업체다.

아래는 라비 수브라마니안 멘토 검증 솔루션 그룹 부사장 및 제너럴 매니저<사진>와의 일문일답.

- 솔리도 인수합병(M&A)의 의미는?

▲이달 1일부로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솔리도는 멘토의 아날로그/혼성신호(AMS) 검증 사업부의 일부로서 세계유수의 머신러닝 기반 변이인식(variation-aware) 설계 및 특성분석 제품을 제공하게 됐다. 고객은 보다 경쟁력 있는 칩을 더욱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다. 기존 멘토가 가지고 있던 AMS 툴과 통합되며 머신러닝 기술로 다른 사업부는 물론이고 규모가 훨씬 더 큰 고객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 반도체 호황이 인수에 영향을 끼쳤나?

▲자동차, IoT, 모바일과 고성능 컴퓨팅 시장이 성장하면서 증가된 나노미터 효과와 저전력 설계로 인해 칩 설계의 복잡성도 커졌다. 이에 따라 디자인을 성능, 전력 및 면적 면에서 향상시키는 변이인식 설계 및 특성분석 제품이 비용절감 달성에 매우 중요해졌다. 멘토의 AMS 검증 사업부는 아날로그, 무선(RF), 혼성신호, 커스텀 디지털, 메모리 및 표준 셀 디자인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솔리도는 이러한 중요 분야에 커다란 고객 및 사용자 기반을 더해준다.

- 타임투마켓(Time to Market)과 관련된 사례는?

▲솔리도의 핵심인 머신러닝 기술은 타임투마켓을 극적으로 향상시키면서 자원은 절감해준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고급 통계 기법을 이용해 제품 성능 및 고장의 특성분석에 드는 시간을 단축했기 때문이다. 설계 시간과 재작업이 줄어들고 수율이 향상되어 결과적으로 타임투마켓이 빨라진다.

- 내년 EDA(검증) 시장 전망 및 예측을 해 달라.

▲반도체 검증 툴 시장은 내년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툴의 시장은 반도체 연구개발비 증가에 비례해 성장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은 2018년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일 것이며, 그에 따라 연구개발비 지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보다 폭 넓은 설계 자동화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 것이다.

-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계획 및 전략은 어떤가.

▲멘토의 AMS 검증 사업부에 있어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시장은 지난 2년간 가장 빠르게 성장한 지역이다. 특히 한국은 멘토에게 있어서 중요한 곳이다. 세계 유수의 시스템과 반도체 설계 및 제조 역량을 갖춘 한국 시장은 다양한 EDA 기술의 성장에 있어서 전략적인 중요성을 갖는다. AMS 툴은 경쟁력 있는 반도체 디자인의 설계 및 검증에 필수적이다. 최신 시스템온칩(SoC)과 메모리 반도체에는 인식 능력이 더욱 향상된 시뮬레이션 및 분석 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솔리도의 제품을 적극적으로 (한국에) 내세울 계획이다.

- EDA(검증)와 관련해 한국은 어떤 분야에 특화되어 있나?

▲메모리와 SoC의 검증은 한국 시장에서 여전히 중요한 분야다. 멘토의 AMS 툴과 솔리도의 변이인식 설계 및 특성분석 제품은 한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 전반에서 메모리 디자인의 검증에 사용되고 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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