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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미시스코, “반도체·디스플레이와 전기차 모두 잡겠다”

신현석
쎄미시스코 이순종 대표
쎄미시스코 이순종 대표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쎄미시스코가 전기자동차(EV, 이하 전기차) 사업 투자를 본격화한다. 기존 주요 사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를 캐시카우로 삼고, 신성장동력인 전기차 사업에 적극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13일 쎄미시스코는 서울 삼성 코엑스에서 열린 ‘EV 트렌드 코리아 2018’를 통해 기업설명회(IR)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순종 쎄미시스코 대표(사진)는 “주력 사업이 반도체·디스플레이인데 전기차도 주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입장”이라며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 사업은 자동으로 굴러가지만, 전기차는 신사업이다 보니 좀 더 집중을 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10월 설립됐으며, 2011년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반도체 및 평판 디스플레이 공정장비 제조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해왔다. 특히 플라즈마 검사장비와 유리기판 검사장비 사업이 주력이다. 작년 매출에서 두 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6%, 77%다.

이 대표는 “현재 아직까지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한국이 선두국가이지만, 중국이 이 시장에서 1등할 날도 멀지 않았다”며 “우리도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다른 나라가 개발한 원천 기술을 뺏어오고 성장하는 과정을 겪었다. 이러한 시장 특성 상, 우리도 중국에 시장 1위 자리를 넘겨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회사는 지난 2016년부터 신규사업으로 인쇄전자 사업, 전기차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인쇄전자 시장은 아직 시장 초기 단계다. 회사는 2016년 인쇄전자 시장에 광소결 장비를 판매하면서 이 사업을 개시했다. 전기차 사업도 2016년부터 추진했다. 추진 초기, 사업계획 및 인력 확충 등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하다가 이후 작년 5월 준공한 세종공장을 통해 전기차 생산을 개시했다.

이 대표는 “세종 공장은 전기차만 생산하는 우리나라 유일의 전용 생산라인”이라며 “세종시에 공장을 설립한 이유는 이 지역이 전기차 산업과 밀접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된 모든 기관이 여기에 있다. 비싼 땅값을 감수하고서라도 세종에 공장을 만든 이유”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기존 전기차 사업을 영위하는 테슬라 등 글로벌 대기업들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초소형 전기차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분야에서 일종의 ‘틈새시장’인 셈이다.

이 대표는 “전기차 도입은 결국 미세먼지, 에너지 문제 해결의 일환인데 이게 대형차로 가면 차체도 비싸지는 등 중소기업으로선 부담되는 부분이 있다”며 “가격도 싸고 도심 주차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면에서 초소형 전기차가 우리에게 적합한 차종이다. 대규모 업자들과 경쟁하지 않는 게 적합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또한 “AI, 커넥티드카 등에도 관심은 있으나, 작은 기업으로서 한계가 있어 일차적으로 일단 현재 양산 차를 값싸고 효율 좋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자사 초소형 전기차 D2 등을 이마트를 통해 판매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 대표는 “우리 내부에서는 ‘천리마 정책’이라고 부른다. 천리를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이다. 천리마가 없으면 붙어 가는 전략이다. 우리에겐 이마트라는 천리마가 있다. 이마트를 통해 판매하는 것이 우리의 첫 번째 전략”이라고 말했다.

작년 이 회사의 연결기준 전체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250억원, 33억원, 30억원이다. 이 대표는 “작년 전기차 사업부 매출은 0원이었다. 투자만 해왔다. 전기차에 투자된 운영비, 공장 건설비, 관리비 등 모든 비용을 반도체 수익을 가지고 투자해왔다”며 “작년 당기순이익 30억원은 이런 전기차 투자 비용을 다 제하고 나온 실적인 만큼 의미있는 실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매출은 올해 2월부터 첫 매출이 발생했다”며 “올해 매출 및 순익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며, 전기차 사업은 실적이 나는 첫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가 취급하는 초소형 전기차는 3가지다. 중국 쯔더우(ZD)로부터 수입해 판매하는 D2와, 자체 개발한 R3, U4다. D2는 이미 국내에 출시됐다. 전기차 시장 경험이 적은 만큼 외국 회사 차량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이후 자체 개발한 차량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R3는 교통부와 환경부 인증이 끝났다. 보조금 인증 절차는 4월이나 5월 중순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JAC의 전기SUV ‘iEV6S’를 국내로 들여올 계획은 뒤로 미뤄졌다. 이 대표는 ”SUV에도 관심이 많아 이 시장에 조기 진입하려 했는데 국내와 중국의 안전기준이 달라 한국형 버전으로 안전장치를 만든 후에 다시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국가기관은 초소형 차량을 규제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은 거 같다. 속도제한을 시속 80km로 해놓고,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운행을 금지하는 등 부분이 빨리 해결돼야 한다. 별로 필요하지 않는 규제를 하고 있다”며, 초소형 차량에 대한 규제가 없어지길 바란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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