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외국계 기업 취업·이직하려면… “면접에서 질문 던져라"

이형두


-로버트월터스코리아 벤 홀더니스 어소시에이트 디렉터 인터뷰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한국에서는 입사 면접에서 질문을 한다든지,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무례하다고 비춰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외국계 기업에서는 대화를 이끌어나가거나 질문을 하는 능력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발자 부문은 기술 면접도 중요하지만 IT(정보기술) 업계도 영업 등 직무에서는 커뮤니케이션 스킬 어필이 매우 중요하다.”(로버트월터스코리아 벤 홀더니스 어소시에이트 디렉터)

영국에 기반을 둔 헤드헌팅 업체 로버트월터스코리아(대표 데이비드 스완)의 테크놀로지 부문 총괄을 맡고 있는 벤 홀더니스 어소시에이트 디렉터<사진>는 “만약 채용 면접관이 외국인이라면 질문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5명의 동시 면접자 중 3명만 질문을 했다면 외국인 면접관은 나머지 2명이 회사에 관심이 없거나 흥미가 떨어졌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 지원자의 예를 들었다. 입사 면접 후 지원자의 표정이 좋지 않아 이유를 물어보니, 어떤 면접관도 자신에게 질문을 하지 않아 낙담했다고 말했다. 이 지원자는 전날 밤을 새 회사에 대해 공부를 했으나 전혀 이를 보여줄 수 없었다. 홀더니스 디렉터는 “그러나 막상 이 지원자는 먼저 면접관에게 질문을 하지는 않았다”며 “만약 먼저 질문을 했다면 회사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 자연스럽게 어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홀더니스 디렉터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어떤 직업, 직무라도 필수적인 부분, 면접에서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지원자가 이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잘 표현해준다”며 “특히 로버트월터스는 한국인 외국어 능력 구사자를 외국계 기업에 취업하는 일을 많이 돕는데, 이 경우 외국어 능력을 어필하는 기회도 된다”고 말했다.

좋은 질문은 면접자 본인이 회사에서 해야 할 역할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질문이다. 회사에서 어떤 인재를 찾고 있는지, 회사의 비전이나 목표를 물어보는 것도 좋다. 여러 단계의 면접이 진행된다면 각 단계 면접관 소속 부서마다 어떤 인재를 필요로 하는지 알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회사 면접은 조금 다르다. 회사 문화에 따라 질문하는 면접자가 긍정적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연봉 등 민감한 부분에 대한 질문은 더 면접자가 꺼내기 어렵다. 홀더니스 디렉터는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면접자들 내면에는 이미 회사에 대해 궁금한 부분들이 존재하고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질문해야 하는지, 어떤 질문은 해선 안 되는지 도와주는 것이 헤드헌팅 업체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입사 지원자들이 의외로 어떤 면접 복장을 갖춰야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 크게 놀랐다고 한다. 그는 “최근 대졸자를 대상으로 한 취업 박람회에서도 제대로 된 복장을 차려입은 지원자가 극히 소수에 불과한 것을 봤다”며 “굳이 정장을 입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깔끔한 복장 대신 부스스한 차림으로 나타난다면 면접관들 눈에는 이미 우리 회사와 맞지 않구나 판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입 채용뿐만 아니라 이직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그는 “그 회사에 대한 문화를 이해하고 면접 복장을 결정해야 하는데, 티셔츠나 등산화를 신고 면접을 가는 지원자들이 의의로 많았다”고 했다.

한편, 홀더니스 디렉터는 주 52시간 근무제 실시가 IT 업계 인재 확보 경쟁을 더욱 가속화 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의 IT 인력 시장은 초과근무가 굉장히 많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엔지니어 근무 환경이 개선되는 것이 관측된다”며 “주 3일까지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개발자를 대하는 인식이 변화하는 등 등 어느 정도 외국 근무 환경을 따라가는 수준에 왔다”고 말했다.

반면 학벌에 대한 기업 선호도는 감소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과거 문화적으로 스카이(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카이스트 선호가 있었지만 최근 다른 학교나 외국인 채용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굉장히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개발자들에게 기회가 주어지고 있으며, 어떤 학교를 다녔느냐보다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했는지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늘었다”고 전했다.

향후 인력시장에서 유망할 것으로 전망되는 부문으로는 게임, 블록체인과 빅데이터를 꼽았다. 그는 “개발자들은 게임엔진과 유니티(Game Engines and its Unity) 기술에 대한 역량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이며, 학생들은 자바 C++ 및 파이썬(Python)과 같은 새로운 강력한 기술을 늘 눈여겨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현재 수요가 가장 높은 분야 중의 하나는 빅데이터 전문가, 거의 모든 산업에서 필요로 하고 있다”며 “고객 데이터가 증가함에 따라 회사들이 이를 응용하려고 하기 때문에, 특히 이커머스 같은 소비자 대상 기업들의 니즈가 많다”고 전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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