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7나노 스냅드래곤 샘플 공급…내년엔 EUV 도입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퀄컴이 7나노 미세공정으로 만든 ‘스냅드래곤 모바일 플랫폼’ 시스템온칩(SoC)의 샘플 공급을 시작했다. 직전까지 이름 붙인 스냅드래곤 모델명을 고려했을 때 ‘스냅드래곤 855(가칭)’가 유력하다.
퀄컴 내부적으로는 ‘MSM8998(스냅드래곤 835)→SDM845(스냅드래곤 845)→SDM850(스냅드래곤 850)’으로 불러왔으므로 ‘SDM855’가 타당하지만, 숫자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크리스티아노 아몬 사장이 언급한 바 있다.
스냅드래곤 855는 X24 모뎀칩과 통합될 가능성이 크다. 스냅드래곤 845에 내장된 모뎀칩은 X20이었다. 5세대(5G) 이동통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X50 모뎀칩을 별도로 써야 한다. 과거 롱텀에볼루션(LTE) 초기에도 같은 방법이 사용됐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모뎀칩의 듀얼 구조에서 이후에는 완벽한 단일 칩(원칩)으로 진화했다.
23일(현지시간) 퀄컴은 차세대 7나노 SoC의 공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사장은 “전 세계 OEM과 인프라스트럭처, 표준 단체와 협력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5G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냅드래곤 855는 X24 모뎀칩을 통합할 전망이다. 초당 2Gbps의 속도를 지원하며 4×4 다중안테나입출력기술(MIMO), 데이터 단위를 6비트에서 8비트로 확대해 전송속도를 33% 높여주는 256쾀(QAM)을 사용할 수 있다. 7×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주파수 묶음 기술)과 함께 7나노 공정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성능과 전력소비량에서 유리하다.
위탁생산(파운드리)은 대만 TSMC가 담당한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808’ 이전까지는 TSMC와 협력했다가 ‘스냅드래곤 810’이 발열 논란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삼성전자로 갈아탔다. 당시 이 제품은 TSMC 20나노 미세공정으로 만들었는데, 직전 28나노와 비교했을 때 다이(Die) 크기나 전력소비량 측면에서 크게 얻을 것이 없었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는 20나노를 징검다리로 쓰고 곧바로 14나노로 넘어갔고 ‘스냅드래곤 820’을 성공적으로 생산했다. 퀄컴도 만회가 필요했고 서로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 관계는 스냅드래곤 850까지 이어졌으나 이번에 변화가 생기게 됐다. 올해 TSMC는 7나노, 삼성전자는 8나노가 주력이다.
하지만 올해 4월 퀄컴이 삼성전자와 7나노 파운드리를 협력하기로 발표하면서 내년부터는 상황이 또 달라진다. 5G 칩을 포함해 스냅드래곤 SoC를 맡기기로 한 것. 이는 5나노까지 염두에 둔 결과로 삼성전자는 극자외선(Extreme Ultra Violet, EUV) 노광 기술로 7나노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포토 리소그래피(Photo Lithography)라 부르는 노광은 빛으로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공정이다. 빛의 파장이 짧을수록 더 정밀하게 회로를 만들어낼 수 있다. TSMC도 내년부터 EUV를 도입할 계획이나 양산 시점으로 봤을 때 삼성전자가 더 빠르다.
한편, 스냅드래곤 855와 같은 AP의 샘플이 공급됐다는 것은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스마트 기기의 레퍼런스 설계가 마무리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6개월 이내에 시제품이 나오기 때문에 연말에는 공식 발표가 예상된다. 내년 1월, 혹은 늦어도 3월까지는 각 업체의 신제품이 시장에 공개될 수 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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