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KT 양맹석 그룹장, “일회성 아니다…신뢰 얻을 때까지 '고객가치혁신' 멈추지 않아”

윤상호
- 당장 이익보다 미래 고객 믿음 ‘우선’…고객 응대·약정·로밍·멤버십·렌탈·요금제 ‘새로 고침’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긴 호흡으로 본다. 변화와 혁신은 이제부터다. 갈 길이 멀다. 단기성과를 보고 고객가치혁신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단번에 고객이 믿음을 가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고객가치혁신을 계속 쌓다보면 신뢰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29일 양맹석 SK텔레콤 이동전화(MNO)사업지원그룹장<사진>은 서울 중구 T타워에서 <디지털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고객 사랑을 받는 SK텔레콤이 되기 위한 혁신을 계속한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 박정호 대표는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8’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통신사가 관행처럼 여기던 것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MNO사업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이후 SK텔레콤은 ▲약정 ▲로밍 ▲멤버십 ▲렌탈 ▲요금제 등을 개선했다.

약정을 파기하더라도 가입 기한에 따라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했다. 약정을 하지 않은 고객도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했다(무약정 플랜).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음성통화 3분을 무료로 할 수 있도록 했다. 데이터로밍 과금 상한선을 정했다(자동안심 T로밍). 멤버십 등급 할인한도를 없앴다. 매월 T자 모양 날짜엔 특별한 혜택을 더했다(T데이). 고가 스마트폰을 구입하지 않고 빌려 쓸 수 있도록 했다(T렌탈). 가족을 묶어 현재보다 저렴한 요금에 데이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T플랜/0플랜). 고가 요금제 유도, 의무사용 강요, 부가서비스 권유 등 가입자 유치 과정 폐단을 척결했다.

양 그룹장은 “우리가 얼마나 고객을 이해하고 있는지, 상품 서비스가 공감을 얻고 있는지 반성을 하는데서 출발했다. 당장 이익보다 고객만족을 얻어야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 재무적 손해가 있지만 우리의 진의가 통하면 서비스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분명 SK텔레콤이 내놓은 고객가치혁신 시리즈는 매출에 악영향이다. 요금인하는 수익 감소다. 혜택 확대는 비용 증가다. 이례적이다. 고객가치혁신은 지금의 이익보다 미래의 이익을 기대하는 전략이다. 지금까지 통신사가 취한 방식은 아니다.

양 그룹장은 “T플랜의 경우 3인 가족 기준으로 보면 1명 패밀리 2명 스몰을 가입하면 데이터는 더 풍족하게 사용하면서 기존에 비해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당장 가입자당 매출은 줄어들지만 이를 통해 신뢰를 얻고 초고속인터넷, 인터넷TV(IPTV) 등 다른 서비스를 사용한다면 장기적으로는 고객과 회사 윈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를 들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고쳐야 호응도 있다. 자동안심 T로밍은 감으로 만든 서비스가 아니다. 그동안 로밍 이용자 중 95%가 3분 미만 통화를 한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동남아시아 여행자는 대부분 4일을 조금 넘는 기간 머물렀다. 5일을 묶은 데이터로밍 상품 탄생 배경이다.

양 그룹장은 “1개의 서비스 이용 데이터뿐 아니라 고객이 SK텔레콤의 여러 서비스를 활용하며 남긴 데이터를 분석해 전사적으로 고객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고 있다. 고객의 소리를 계속 듣고 있다. 나쁜 경험도 도움이 된다”라고 전했다.

요금추천제는 95% 고객이 만족을 표했다. 부가서비스를 현장에서 가입하는 일은 1% 미만으로 축소했다. 노예약정이라는 말이 줄었다. 로밍 3분 무료 통화는 요금폭탄 우려를 줄이는데 일조했다. T데이는 일부 매장에서 품귀현상이 벌어지는 등 화제가 됐다. T플랜은 발표 한 달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넘었다. 0플랜은 제2의 ‘TTL’이 기대된다. 이미지 개선은 시간이 더 있어야 하지만 의미 있는 걸음이라는 평가다.

양 그룹장은 “약정 개선 등을 경쟁사가 따라오지 않은 점은 아쉽다. 그래도 우리는 통신사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다. 연내 2~3개 고객가치혁신 시리즈를 추가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을 오래 사용한 사람에게 혜택을 더 주는 등 과제가 많다”라고 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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