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자바 유료화 ②] 내년 오라클 자바 SE8 유료화?…대기업·공공기관 '비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내년부터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이 오라클 자바 SE(스탠다드 에디션) 8 이상을 사용할 경우, 라이선스 이슈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특히 영구 라이선스가 아닌 서브스크립션(구독) 모델로 과금체계가 바뀌면서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자바라는 프로그래밍 언어 자체는 GPL 라이선스로 당연히 무료다. 하지만 오라클이 제공하는 오라클 자바 SE(오라클 JDK)는 사용 목적에 따라 무료와 유료 사용이 구분돼 있다. 간단하게는 개인이 사용하면 무료, 기업이 사용하면 유료다. 오라클 JDK는 일반적인 목적의 컴퓨팅에선 무료이지만(임베디드 환경 제외), 상업용, 업무용 등 상업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별도의 라이선스가 필요하다고 명시돼 있다.
만약 개인이 일부 ‘상용기능(commercial features)’을 사용하더라도 라이선스가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상용기능이란 자바 미션 컨트롤, 플라이트 레코더 등 대부분의 개인 개발자는 보통 쓸 일이 없는 기능들이다. 오라클은 자바 SE에 이러한 상용기능이 포함된 자바 SE 어드밴스드, 자바 SE 스위트 등을 유료 라이선스로 제공해 왔다. 오라클은 이번 자바 SE 서브스크립션 변경으로 기업은 이같은 기능이 포함된 상용 라이선스 및 기술지원을 구독 형태로 제공한다. 만약 기업이 자바 SE를 무료로 사용하고 싶다면 오픈JDK를 사용하면 된다.
마치 오픈소스 리눅스인 센트OS와 이를 기반으로 상용기능 및 기술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레드햇엔터프라이즈리눅스(RHEL)의 배포 모델 방식처럼 바뀌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오라클은 ‘자바 SE 서브스크립션’을 새롭게 발표했다. 이는 기존에 영구 라이선스로 제공하던 과금 체계에서 라이선스와 기술지원을 묶어서 제공하는 월별 구독 형태다. 이 발표에 따르면 서버 및 클라우드 환경에선 프로세서 당 월 25달러, 데스크톱 사용자는 월 2.5달러를 내야한다. 프로세서가 1만개 이상을 넘어가면 월 12.50달러, 사용자수도 2만명이 넘어가면 1.25달러로 낮춰진다. 연간 단위 계약이 가능하며 더 많이 사용할 경우에는 할인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를 기업 등 업무 환경에서 운용할 시 비용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이다. 서브스크립션 과금 체계로 변경함으로써 라이선스와 기술지원을 함께 제공하면서 매년 이를 운용할 예산이 추가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개발 측면보다는 운영 측면에서 미칠 파급력이 더 크다”며 “현재 운용 중인 자바 환경을 우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2019년 1월 이후 서브스크립션을 이용하지 않으면 오라클 자바 SE 8에 대한 퍼블릭(무료) 업데이트를 받을 수 없다(개인을 위한 자바 SE 8 퍼블릭 업데이트는 2020년 말까지 제공). 오는 9월 25일 출시되는 오라클 자바 SE 11(오라클 JDK 11)부터는 아예 오라클과 서브스크립션 계약을 맺은 사용자에게만 제공된다.
현재 국내 공공과 금융 분야의 애플리케이션은 상당수는 자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전자정부 표준 프레임워크’도 자바를 기반으로 돼 있다. 이중 자바 SE 8는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버전이다.
만약 기업이 오라클 자바 SE 8로 4코어(프로세서) 서버 4대를 운용하며 이를 이중화한다고 가정할 경우, 이에 따른 1년 운영 비용은 단순하게 계산해도 약 1123만원(4코어*4대*25달러*12개월*2, 환율은 1달러=1170원으로 계산)이 든다. 또 기업 소속 혹은 외주 개발자 10명이 이를 1년 간 개발할 경우 34만5000원(10*2.5달러)다. 운용하는 서버가 많아질수록 비용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더군다나 공공분야의 경우, 미리 사용 규모를 파악해 서브스크립션에 따른 예산 책정을 사전에 할 필요가 있다. 현재 행안부 표준프레임워크센터에선 관련 질의에 대해 “표준프레임워크 개발환경 및 실행환경을 오픈JDK로 사용하는데 제약은 없다”며 “오픈JDK는 오라클 JDK와 상호 호환되기 때문에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오픈JDK를 사용하도록 권장한다”고 답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 앞으로 오라클 JDK의 사용 및 기술지원을 유료라고 생각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하는게 중요하다”며 “오라클 서브스크립션을 구매하지 않으려면 무료인 오픈JDK나 아줄시스템(줄루엔터프라이즈)와 같은 대체제로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업계에선 오라클이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인수 이후 자바 SE를 수익화 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이번 서브스크립션 모델 도입도 라이선스 감사를 훨씬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라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기업 환경이 클라우드 등으로 전환되면서 영구 라이선스 대신 서브스크립션 모델을 채택하는 곳이 많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들은 이에 대비해 자체 전수조사에 들어갔으며, 오픈JDK 등으로 변경을 검토하는 것도 늘고 있다. 한국오라클 내부적으로도 라이선스 감사와 관련 인력 2명을 이미 배치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 돈 있는(많은) 곳에서 돈을 받겠다는 것”이라며 “현재로썬 다운로드 가능한 모든 패치를 받고, 유료 규모를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오라클에서 심각한 보안위협이 발생해 패치를 받아야 한다는 식의 얘기가 많이 나올 것”이라며 “이를 통해 서브스크립션 구매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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