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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전략통’ 박정호 SKT 사장 혜안, ADT캡스에도 통했다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SK그룹 내 인수합병(M&A) 전략가로 불리는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의 혜안이 또다시 통했다.

1일 SK텔레콤은 ADT캡스를 인수 완료하며 차세대 보안사업에서 유리한 경쟁위치를 선점했다. 박정호 대표는 인수 과정에서 실질적인 인수가를 절감하고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탁월한 전략가의 면모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대표는 2012년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를 직접 총괄한 인물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SK그룹의 주요 캐시카우로 부상했다. 또한, 박 대표는 도시바반도체 인수 등 굵직한 M&A 선봉에 서 왔다. SK텔레콤에서 박 대표는 양자암호통신 글로벌 기업 IDQ를 인수하며 미래 먹거리 준비를 해 오고 있다.

이러한 박 대표가 1년여간 공들인 곳이 ADT캡스다. 이통사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차세대 융합사업의 접점에 보안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박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의 전쟁터로 ‘보안’을 꼽으며, 구글·아마존 등과 경쟁하는 최전선으로 표현했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보안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투자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의 전략적 판단으로 글로벌 기업과 대결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박정호 대표, 특유의 밀고 당기는 전략으로 성공 이끌어=S
K텔레콤은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이하 맥쿼리)과 ADT캡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SK텔레콤은 ‘ADT캡스’ 지분 55%와 경영권을 확보했다.

ADT캡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14년 1265억원에서 지난해 2700억원으로 증가했고, 물리보안산업의 성장률 등을 고려하면 3년 후 ADT캡스 가치는 5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SK텔레콤이 ADT캡스 인수에 실제 투자한 돈은 7020억원에 불과하다. 맥쿼리와 공동 투자를 이끌어내면서도 지분 55%에 경영권도 확보하며 실익을 챙긴 것이다.

박 대표 특유의 밀고 당기기 전략이 한몫했다. 무관심으로 일관하다 과감한 승부를 던지는 전략으로 합리적 가격에 인수를 성공시켰다.

2014년 ADT캡수 지분 100%를 2조816억원에 인수한 칼라일은 SK텔레콤에 초청장조차 보내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SK텔레콤이 ADT캡스 인수전 참여를 확신했기 때문에 벌인 심리전이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이에 대응하지 않고 가격경쟁을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초지일관 무관심으로 대응했다.

지난해 12월 예비입찰과 2월 본입찰에서도 얼굴조차 내밀지 않았던 SK텔레콤은 지난 3월 CVC캐피탈이 인수전에서 탈락하고 거래 무산 이야기가 나오는 시점부터 칼을 꺼내들었다.

이때도 SK텔레콤은 과도한 프리미엄 지급은 없다며 가격협상에서 주도권을 챙겼다. 이후 지난 5월 SK텔레콤은 맥쿼리와 ADT캡스 인수 계약에 성공했고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거쳐 인수를 완료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ADT캡스 인수에서 박 대표가 산업 미래 가치를 정확히 판단하고 때로는 과감한 베팅, 때로는 무관심 전략으로 경쟁 컨소시움을 따돌리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를 성공시켰다고 보고 있다.

◆지금은 융합보안시대, 박 대표 절묘한 인수시점=SK텔레콤은 융합보안에 의지를 줄곧 드러내 왔다. ADT캡스 인수 전부터 SK텔링크, NSOK와 ‘시큐리티 4.0’ 전략을 수립하고, SK브로드밴드·NSOK와 블루오션 시큐리티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기도 했다.

여기에 국내 2위 물리보안기업인 ADT캡스가 합류하며 시장점유율 30%대로 한숨에 올라가고, 본격적인 뉴(New) ICT와 보안을 융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리서치 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AI보안산업(정보·물리)은 지난해 39억달러(약 4조4000억원)에서 2025년 348억달러(약 39조원)으로 8년 동안 약 9배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보안전문기업 위주의 시장이라, ICT와 보안을 융합할 수 있는 사업자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SK텔레콤이 ‘ICT융합보안이 미래’라고 선언하며 ADT캡스까지 합류시킨 융합보안 로드맵을 그린 것이다.

박 대표는 새로운 ICT 기술을 활용해 보안서비스 품질을 혁신하는 한편, 생활종합케어 영역으로 서비스를 발전시킬 방침이다. 여기에는 인공지능을 비롯해, 사물인터넷, 5G, 빅데이터 기술이 포함된다.

1인가구를 대상으로 한 보안서비스와 미래형 점포 보안 및 드론 AI 보안 등 SK텔레콤과 ADT캡스가 만들 수 있는 서비스는 다양하다.

미래형 점포의 경우, 생체 인증 출입문이 고객을 확인하고 AI가 습도·온도 등 매장 환경을 모니터링하며, AI CCTV가 매장 내 이상 징후를 파악·예측한다. 드론은 매장 외곽을 순찰하고, 위험 예측 때 보안 인력 출동을 스스로 요청할 수 있다.

1인가구의 경우, 주변 사람 또는 사물 이미지를 모니터링하며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징후가 있을 때 경고 후 사고 발생 때 인력 출동, 경찰 신고, 병원까지 연결한다. 보험사들은 이를 통해 확보된 빅데이터를 분석해 사고발생률을 예측하고, 보안·보험 결합시 보험료 할인 등을 검토할 수도 있다.

박 대표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미래형 상점이 활성화되는 등 사회 변화에 맞춰 보안 산업도 획기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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