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일자리 최우선하는 지금의 정부가 택시 종사자 30만의 일자리 위태롭게 하고 있다. 카풀 앱에 대한 입장 명확하게 밝혀줄 것을 촉구한다.”(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박권수 회장)

“정부는 택시를 적폐로 규정하고, 대통령 직속 4차위를 신설해 규제 개혁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우리가 개혁 대상인 적폐 세력인가!”(전국택시연맹노동조합연맹 김태환 사무처장)

18일 오후 2시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 택시업계 종사자 약 6만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가하면서 차로 하나를 추가로 확보해야 했다. 인근 도로는 전국 각지 택시기사들을 태워온 버스들로 가득 매워졌다. 각자 들고 모인 피켓에는 ‘토사구팽 카카오’ ‘불법 카풀 몰아내자’ 등의 문구가 쓰여져 있었다.

이날 열린 ‘전국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결의 대회’는 택시 4개 단체인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위원장 강신표)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위원장 구수영)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회장 박권수)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회장 박복규)의 주최로 진행됐다. 주최 측은 집회 목적을 ▲‘카풀’ 자가용 불법 유상운송행위 근절 ▲택시 생존권 보장 및 공공성 강화 촉구라고 밝혔다.

단상에 오른 각 단체 대표들은 카카오, 쏘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기업,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국회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엽회 회장은 “자가용 카풀 앱의 불법 행위로 택시업계는 도입 이례로 유래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며 “거대 자본을 등에 업고 있는 카풀 업체들은 불법 행위임을 분명히 알면서도 정부의 4차산업혁명이라는 미명 하에 국민들과 우리 30만 택시 운전자를 농락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택시산업을 붕괴시키고 운송질서 어지럽히는 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택시 4단체 뿐만 아니라 30만 운수 종사자와 100만 택시 가족이 결코 좌시하지 않고 단호히 분쇄하겠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말씀드린다”고 보탰다.

카풀과는 무관한 쏘카에도 불똥이 튀었다. 쏘카가 최근 자회사 VCNC를 통해 ‘타다’라는 이름의 승합차 모빌리티 서비스를 출시했기 때문이다.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은 “현 쏘카 이재웅 사장이 기획재정부 혁신성장본부 민간본부장이라는 감투를 쓰고, 렌터카를 이용한 승차 공유 서비스 시작했다”며 “이는 심판으로 공정한 룰을 집행해야 할 사람이 선수로 뛰고 있는 것, 기획재정부는 즉시 당장 이재웅 민간본부장을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최근 한 시민단체에 의해 제기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2조8000억원 횡령 혐의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박복규 회장은 “겉으로는 불법 편익 위해 카풀 사업 필요하다고 하면서, 뒤로는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불법 행위 하는지, 국민들과 우리는 똑똑히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 요금 인상에 대한 요구도 나왔다. 박복규 회장은 “모든 근로자가 8시간 하루에 일하지만 택시 근로자들은 10시간 일하지 않고는 생계를 이을 수 없는 상태”라며 “아무리 소득이 줄고 운송 원가가 상승하고 최저 임금이 인상돼도 지방자치단체에서 요금을 손에 쥐고 인상해 주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개xx' 등 육두문자를 섞어 가며 문재인 대통령,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을 하나하나 이름을 거론해가며 비난했다. 포털 네이버를 비롯해 기자, 언론사 등 언론 전반이 택시업계에 비우호적이고 편향적이라는 주장도 했다.

강신표 위원장은 “네이버 다음 보면 우리 택시기사들이 고생한다, 처우를 개선해줘야 한다 이런 내용의 기사는 하나도 없다”며 “많은 매스컴 역시 진짜 기자라면 불쌍하고 일 끝나고 소주 한잔 위안삼아 살아가는 택시기사 현실을 같은 국민으로서 보도해주고, 정부가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