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

SKT, 카카오T에 기죽은 T맵택시 다시 살린다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SK텔레콤(대표 박정호)이 T맵택시 심폐소생에 나섰다. 시장을 선점하는 카카오T에 대항해 2020년까지 500만 사용자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5일 SK텔레콤은 서울 중구 소재 삼화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6월 전면 개편한 T맵택시를 소개했다. 사용자 유입을 위해 SK텔레콤 가입자 대상 10~50% 할인혜택까지 내놓았다.

2015년 출시된 T맵택시는, 당시 한 달가량 빨리 시장에 나온 카카오택시의 공세에 밀렸다. 2016년 T맵택시를 전담했던 SK플래닛의 위치기반사업이 SK텔레콤으로 흡수됐다. 이후 SK텔레콤에서 T맵택시를 맡게 됐으나 성과는 미미했다.

반면, 카카오T로 개편한 카카오택시의 이용자 수는 현재 2000만명에 달하면서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로 올라섰다. 이처럼 T맵택시와 카카오T 간 격차가 커지게 되자 SK텔레콤은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차세대 사업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이날 여지영 SK텔레콤 TTS사업 유닛장은 “카카오T가 압도적으로 시장을 선점하다 보니 손을 놓고 있었으며 내부에서도 자원 투입이 많이 중단됐었다”며 “고객들의 시야에서도 멀어지는 서비스가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플랫폼 사업은 초반 시장의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플랫폼 역량을 가져오는 데 실패한 SK텔레콤 입장에서 5G를 비롯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사업이 즐비한 와중에 T맵택시에 지속적인 투자 확대를 꾀하기 어려웠다는 판단이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다른 사업과 비교해 중요도가 떨어지게 됐다.

하지만, 올해부터 SK텔레콤은 T맵택시에 다시 숨을 불어 넣는다. 늦었지만 3년만에 재정비에 돌입했다. 이동수단의 플랫폼화부터 공유차량, 자율주행까지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서 정체돼 있을 경우, 추후 도모할 수 있는 기회조차 잡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때마침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 출시를 놓고 택시업계와 갈등 중이다. SK텔레콤이 이번에 선보인 T맵택시는 기사 친화적이다. 여지영 유닛장과 팀원 15명은 직접 택시기사로 일하면서 그들의 어려움을 체험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SK텔레콤은 기사들이 안전하게 콜에 응할 수 있는 ‘콜잡이’를 배포한다. 또, 순방향·역방향 위치정보를 안내하고 최단 도착시간 기준 배차시스템을 개발했다. 공차 운전을 줄여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인공지능(AI) 택시 개발도 추진 중이다.

여 유닛장은 “최근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을 보면 2~3년간 엄청난 발전을 하고 있는데, 이 시장을 방치하고 있으면 큰 위기가 오겠다고 판단했다”며 “늦긴 했지만 모빌리티 시장에 들어가기로 했고, 올해 T맵택시를 다시 내놓고 살려보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말 T맵택시 월간 사용자 수는 10만명으로 추산됐는데, T멤버십 할인 등을 적극 알리면 연말 100만명도 가능하다”며 “내년 예상되는 AI택시와 부가 기능을 적용하면 2020년 12월 500만명 이상의 실사용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SK텔레콤은 T맵택시뿐 아니라 이동수단의 다양한 연결서비스를 계획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겠다는 방침을 드러냈다. 택시법인 내 30~40%에 달하는 유휴택시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카풀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여 유닛장은 “단순히 T맵택시만 하겠다는 것은 아니며, 향후 승객들이 차량이 없어도 이동하기 편리하고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계속 붙여나갈 것”이라며 “모빌리티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최적의 이동수단을 아우르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낼 기회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여 유닛장은 “카풀은 현재 계획하지 않고 있으며, 기사들의 생존권 보장과 승객들의 이동편의성을 함께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이는 제도적으로 보완돼야 할 부분들이 많고, 사회적 소통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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