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미중 무역전쟁과 화웨이, 그리고 5G…더 복잡해진 셈법

홍하나

[디지털데일리 홍하나기자]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에 따른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은 화웨이 CFO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고, 민간에선 미국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G20 정상회담을 통해 어렵게 도출된 미중 무역전쟁 휴전 협정이 무색해진 것 아니냐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마감된 미국의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24% 하락한 24,388.95를 기록해 미중 무역전쟁 휴전합의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중 무역전쟁 휴전 돌입 직후 이뤄진 화웨이에 대한 압력을 놓고 시장은 대부분 기술적 문제가 아닌 미래 기술 패권을 놓고 벌이는 G2 간의 파워게임이라는 해석이 주류다. 화웨이 장비의 보안 논란은 명분에 불과하다는 것.

미국 CNN은 미중 무역전쟁을 두고 “향후 수십 년 내 경제 성장과 국가안보를 이끌어 낼 차세대 기술인 5세대(G), 자율주행자동차, 인공지능(AI) 등을 통제하려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새로운 수출통제, 투자 규칙 강요 등을 통해 중국의 미국 기술 획득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도 미국의 화웨이 CFO 체포와 동맹국들에 대한 훠에이 장비 구매 보류 요청은 시기 상 5G 통신망 구축 및 상용화에 앞서 이뤄졌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네트워크 장비 분야 가운데 세계최대 제조업체 중 하나다. 화웨이는 올 상반기 474억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5% 증가한 수치로 주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화웨이는 5G장비와 관련해 20개 이상의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참여 국가나 기업은 비공개다.

중국은 외국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혁신 강국이 되려는 것이 목표다. 중국 정부가 수년전부터 강조해 온' 중국 제조(Made in China)2025'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로드맵이다. 시기적으로는 앞으로 4~5년간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과의 본격적인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중국은 로봇, 전기자동차, 컴퓨터칩 등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CNN은 “화웨이는 중국의 5G 상용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면서 “회사는 연구개발, 5G 장치 마케팅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고 전했다. 리스크 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 그룹의 글로벌 기술정책 책임자인 파울 트리올로는 “현재 기지국, 데이터센터, 안테나, 핸드셋과 같은 5G네트워크의 모든 요소를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고 말했다.

20세기에 철강, 석탄, 자동차, 항공기, 선박이 국가 권력의 원천이었다면 오늘날은 신기술을 장악하고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경제적 힘과 군사 안보의 원천이다. 투자기업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 에디슨 리는 “화웨이의 CFO 체포는 미국의 수출 금지 조치가 중국의 5G 출시를 지연시킬 수 있어 중국의 5G 타이밍의 불확실성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화웨이 CFO 체포 사태와 관련해 중국의 반격 수위에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언론들도 이 사태를 중국을 견제하려는 정치적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의 차이나데일리는“미국은 화웨이가 중국의 경쟁력있는 기술 기업의 핵심이기 때문에, 화웨이 확장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미국과 중국이 5G 상용화 시점에서 격렬하게 맞붙고 있지만 승자를 예측하기가 쉽지않다. 글로벌 IT생태계에서 복잡하게 적과 아군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화웨이가 5G네트워크 구축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필요하다. 화웨이의 92개 주요 공급업체중 33개사가 인텔, 퀄컴, 마이크론과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의 미국기업이다.

CNN은 “중국의 기술 포부는 수년간 미국의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면서 “특히 중국은 목표달성을 위해 미국 기술 도용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중국을 태도를 비판했다.

그렇다고 최근 미국의 방식이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것도 아니다. CNN은 “이번 멍완저우 CFO의 체포는 미국과 중국 간의 근본적 갈등을 더 악화시키는 미국 정부의 도발적 조치”라면서 “이미 어려운 과정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아직까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미중 무역갈등의 전개와 화웨이 사태와 관련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입장도 점점 더 난처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혜로운 대응이 요구된다.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기때문에 애꿎은 유탄을 맞게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하나 기자>hhn062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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