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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체‧취수구 따로 ‘시스템 정수기’… 교원은 어떻게 개발했나

이형두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왜 이번 신제품을 ‘시스템 정수기’라고 부를까. 정수기의 본체와 취수구를 따로 떼어놓기만 해도 여러 장점이 생긴다. 냉온수 정수기 외에도 정수된 물이 들어가야하는 여러 디바이스가 있다. 하나의 본체에서 나온 깨끗한 물을 커피머신, 얼음 제빙기에도 적용할 수 있다. 하나의 실외기에 여러 실내기가 함께 작동하는 ‘시스템 에어컨’과 마찬가지다.” (교원웰스 사업본부장 신동훈 사장)

14일 신동훈 교원그룹 사장(사업본부장)<사진>은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제품 정수기 ‘웰스더원’ 의 특징을 이같이 설명하며, '시스템 정수기'가 물과 관련된 다양한 제품군에서 활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공개된 웰스더원 정수기는 물이나오는 취수구(파우셋)과 정수기 본체가 분리된 형태다. 겉으로 드러나는 파우셋은 지름 8.8센티미터의 물병만한 크기다. 정수 필터 등으로 구성된 본체는 싱크대 내부나 아일랜드 식탁 등 주방 가구 안에 설치된다.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설계다.

교원웰스 상품기획팀 양병두 과장은 “고객이 정수기를 구입하고 실제로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은 ‘정수기를 어디에 설치해야 하는가’였다”며 “정수기 사이즈가 작아져도 고객들은 여전히 탱크형, 수조형 정수기와 동일하게 설치하고 있었다. 기존 정수기가 갖고 있는 틀을 혁신적으로 탈피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물탱크와 파우셋이 별도로 구성된 정수기는 기존에도 있었으나 냉온수 기능을 확보한 직수형 제품은 웰스더원이 처음이다. 온수는 파우셋에 순간온수 모듈을 설치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냉수 기능은 기존 방식 적용이 어렵다. 통상 정수기는 팬으로 공기를 순환시켜 냉각하는 ‘공랭식’을 쓰지만, 빌트인 방식 제품에는 부적합하다. 팬 청소를 주기적으로 하지 않으면 냉각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교원웰스 제품개발팀 남현석 팀장은 “새로운 냉각 방식이 아니면 싱크대 안에 넣을 수 없다고 판단해 ‘수냉식’ 시스템을 적용했다”며 “TT(트루 탱크리스) 테크놀로지가 활용됐다. 올 스테인리스 이중 냉각 유로 방식으로, 정수기 설치 후 10분이면 냉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과제는 ‘결로현상’ 해결이었다. 냉각 기능을 가진 정수기는 주변 공기와 온도차 때문에 기기에 이슬이 맺히는 문제가 생긴다. 기존 정수기는 공기 순환을 통해 이를 완화할 수 있지만, 이 역시 빌트인 방식에 적용할 수 없는 해법이다. 웰스개발생산부문을 총괄하는 정동환 부문장은 문제를 제품 간 기술 ‘스핀온’을 통해 해결했다고 전했다.

스핀온은 보통 민간기술이 군사기술에 재활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정 부문장은 이 표현을 제품군 간 기술을 확대 적용한다는 의미로 사용했다. “공기청정기, 비데 등 환경제품에서 쓰는 기술을 ‘스핀온’해서 적용했다. ‘결로방지시트’가 그것”이라며 “2016년 TT정수기 개발 당시에도 원양어선, 냉동창고에 쓰였던 기술을 스핀온해서 기술적으로 극복했던 사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 가격은 상당히 비싼 편이다. 월 렌탈 요금은 모델에 따라 4만8900원~5만1900원이다. 이제철 교원웰스 전략마케팅부문 상무는 “이 정도 가격은 국내 냉온 정수기 수준에서 최고급 고가 포지셔닝, 저희도 가격 책정하면서 ‘너무 높지 않을까’하는 고민 있었다”며 “그러나 1000명을 대상으로 미리 고객 서베이를 실시해 본 결과, 충분한 구매 의사가 나타나 프리미엄 급으로 포지셔닝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교원웰스는 올해 웰스더원 판매 목표를 약 6만계정으로 잡았다. 예약 주문 단계에서 이미 약 1500계정이 팔렸다. 교원웰스 올해 전체 매출 목표는 약 2030억원이다. 전년 매출 1570억원 대비 30% 신장된 수준로 목표치를 설정했다. 이제철 상무는 “올해 전체 정수기 판매 믹스 중 대략 40~50% 정도를 웰스더원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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