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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격랑의 소용돌이로…SK텔레콤-케이블TV 행보는?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케이블TV 업계가 격랑의 소용돌이에 들어갈 전망이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임박하면서 남은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들과 KT, SK텔레콤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다음주 이사회를 열고 케이블TV 1위인 CJ헬로 인수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CJ헬로의 유료방송 가입자 416만명을 품에 안게 될 경우 LG그룹의 유료방송 가입자는 780여만명으로 KT그룹(985만)에 이어 2위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유무선 만년 3위 신세였지만 유료방송 및 유선시장에서 1위 KT와 대등한 경쟁을 벌일만큼 세확장을 이루게 됐다.

최근 유료방송 시장에서 LG유플러스의 상승세는 만만치 않다. 지난해 가입자를 13.5%나 늘렸다. 넷플릭스와의 협업 등도 경쟁사에 위협이 되고 있다. 여기에 유무선 결합상품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년 3위 LG유플러스 도약에 통신 경쟁사들도 발걸음이 바빠지게 됐다. 속이 타는 곳은 KT다. 현재 유료방송을 포함한 유선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대형 M&A가 성사되면 격차가 확 줄어든다. KT 역시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국회차원에서 다시 유료방송 합산규제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재도입 가능성이 높다. 합산규제가 시행되면 그 기간동안 KT는 경쟁사들의 세확장을 바라만 봐야 한다.

이미 한차례 CJ헬로 인수합병에 실패한 바 있는 SK텔레콤은 다른 MSO 인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역시 기회가 있을때마다 M&A에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미 티브로드, 현대HCN 등이 거론되고 있다. SK그룹, 박정호 사장 자존심(?)을 감안할 때 유선시장에서 LG에 밀리는 상황은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LG유플러스가 CJ헬로 지분인수를 통한 대주주 자격을 획득할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현재 CJ헬로의 사업형태가 계속 유지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케이블TV 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고 합산규제가 도입되면 KT는 발이 묶이게 된다. 굳이 급하게 M&A를 추진할 필요는 없다. 최근 푹과 옥수수의 통합 OTT 출범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물밑에서의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TV 업계 중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딜라이브다. 수년째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사겠다는 곳이 없던 차에 KT와 논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합산규제 부활 가능성이 높아지며 협상도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딜라이브는 그동안 다른 MSO들이 합산규제에 반대할 때도 나홀로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예 공식적으로 합산규제 도입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놓을 만큼 다급하다. 7월말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 일정을 감안하면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상황이지만 SK텔레콤이나 다른 MSO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케이블TV 업계 1위, 3위가 매물로 나온 만큼 티브로드, 현대HCN, CMB 등 다른 MSO도 사업을 계속 영위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에 대한 답부터 찾아야 할 상황이 됐다. 브랜드, 자금력, 품질 등 어느 하나 통신사보다 앞선다고 자신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입자당 가치는 떨어질 수 있다. 케이블TV 시장이 한순간에 붕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티브로드나 현대HCN 등은 자금력이 없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다른 MSO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결국은 2019년이 유료방송 시장의 무게추가 급격히 통신사쪽으로 넘어가는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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