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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5G장비시장 1위, 에릭슨 갸우뚱 “점유율 유지 어려울 것”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29일(현지시간) 미국 삼성전자 뉴스룸에 시장조사업체 델오로 보고서 내용이 올라왔다. 델오로 조사 결과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를 합쳐 매출 기준 5G 통신장비 시장점유율 37%를 기록했다는 발표다.

초기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화웨이, 에릭슨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화웨이는 28%, 에릭슨은 27%, 노키아는 8% 점유유로 집계됐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반(反) 화웨이 전선을 구축한 국가 대상으로 삼성전자 5G 통신장비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그런데, 막상 경쟁사 에릭슨은 이 결과에 갸우뚱했다. 유의미한 자료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5G를 상용화한 곳은 한국 SK텔레콤‧KT‧LG유플러스 통신3사, 미국 버라이즌‧AT&T, 호주 텔스트라, 스위스 스위스콤 등이다. 어느 나라도 한국을 능가할 정도의 5G 규모를 보이는 곳은 없다. 그 다음을 꼽으라면 미국 정도다.

한국 통신장비시장은 대표적인 삼성전자 텃밭인 만큼, 전세계적으로 5G 상용화가 본격화되지 않은 초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속단하기 이르다는 지적이다.

호칸 셀벨 에릭슨엘지 최고경영자(CEO)는 30일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삼성이 어떤 부분에서는 앞설 수 있지만, 현재 5G 시장은 미국‧한국뿐”이라며 “삼성전자 5G 시장점유율이 좋다고는 생각하지만, 향후 몇 년 후 모든 시장에서 5G가 상용화됐을 때 다른 장면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이 시장점유율 유지에 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릭슨은 스펙트럼 셰어링 등 삼성보다 앞선 5G 기능들도 보유하고 있고, 상업적 계약 부문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5G 비즈니스도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위치에 있다”고 덧붙였다.

에릭슨이 이처럼 자신하는 이유는, 전통적으로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에릭슨을 위협하는 사업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에서는 삼성전자 통신장비 비중이 에릭슨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지만 글로벌로 확대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오히려 에릭슨을 압박하고 있는 곳은 화웨이다.

지난해 전체 이동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에릭슨은 29.2%로 2위에 머물렀다. 1위 자리는 31%를 기록한 화웨이가 차지했다. 노키아는 23.3%로 3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ZTE 7.4%보다 낮은 6.6%에 불과했다. 이를 반등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5G를 기회로 삼고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등 미국 통신사들과 5G 장비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미국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5G 장비점유율 2020년 20% 목표도 세운 상태다.

호칸 셀벨 CEO는 “전세계적으로 화웨이와 에릭슨은 가장 큰 경쟁구도를 갖고 있다”며 “화웨이보다 더 앞설 수 있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호칸 셀벨 CEO는 중국 내 에릭슨 생산 공장과 관련해 미중 무역분쟁 확산 때 글로벌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전세계 연구개발(R&D) 기관은 미국, 캐나다, 한국에 있으며, 제조공장은 중국뿐 아니라, 에스토니아와 멕시코 등에 있다”며 “혹시 문제가 생겨도 다른 지역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 한국 5G 장비 공급 지연 문제에 대해 “한국은 미국보다 앞서 5G를 세계최초로 상용화한 국가”라며 “5G가 새 기술이다 보니 제일 처음에는 몇몇 도전과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한국 고객 요구를 충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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