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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분단의 유산 ‘DMZ 대성동’에 찾아온 KT 5G, 고립에서 초연결로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분단 상처로 고립된 육지의 섬, 대성동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비무장지대(DMZ) 내 마을이다. 46가구 총 197명이 거주하는 대성동에는 약국부터 보건소, 중‧고등학교, 학원, 약국, 마트‧편의점, 음식점, 미용실 등 편의시설 하나 볼 수 없다.

아무나 쉽게 들어올 수도 없다. UN사 관할인 만큼, 엄격한 출입검사를 거쳐야 한다. 이 곳 주민들은 군인들과 함께 논과 수로 등 곳곳을 이동하는 것에 익숙하다. 군사분계선과의 거리가 고작 400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성동 주민들은 농사를 주로 짓는다. 논농사 비율은 90%에 달한다. 논에 물을 연결하려면 양수장까지 군인들과 매번 함께 이동해야 한다. 수도꼭지 하나 돌리기 위해 2Km를 걸어야 한다니, 이만 저만 불편한 게 아니다.

이에 KT는 대성동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스마트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를 적용했다.

27일 황창규 KT 대표는 경기도 파주시 대성동마을에서 열린 ‘비무장지대(DMZ) 대성동 5G 빌리지’ 개소식에서 “5G는 빠른 속도, 초저지연, 초연결뿐 아니라 여러분 생활을 더 편리하고 안전하고 편안하게 만드는 기술”이라며 “대성도은 남북관계 경색 때마다 불안감에 시달려야 하고, 문화생활을 누리기 어렵고, 농사도 편하게 짓기 어려워 여러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5G 빌리지에서는 주민 모두 걱정 없이 마음 놓고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방문한 대성동 곳곳은 KT 5G 기술로 수놓아져 있었다. 장단콩을 기르는 논에서는 원격으로 스프링클러가 작동됐다. 더 이상 양수장에 가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으로 편하게 조작할 수 있고, 환경값만 설정하면 자동으로 동작한다.

AR 통일전망대에 오르면, 북한이 한 눈에 보인다. 옆 마을 북한 기정동에 있는 큰 형님을 그리워하는 박필순 할아버지는 형님 생사는 알지 못해도 좀 더 가깝게 북한을 바라볼 수 있다. 36배 확대되고, 4K 800만 화소로 군사분계선 저 편 북한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북한 밭을 클릭해보니 자전거를 탄 행인과 트랙커가 움직이는 장면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대성동 초등학교는 ICT 기술로 인근 지역에서 유명한 학교로 도약했다. 벽돌로 막힌 창문만 보면, 혹시 모를 교전 사태를 대비한 DMZ 특징이 묻어난다. 하지만, 내부는 대도시 못지않은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대성동에 거주하는 학생은 5명, 외부 지역에서 온 학생은 이보다 5배 많은 25명이다. 이 초등학교에는 3D 프린팅부터 VR 기기, 코딩 교육까지 구비돼 있었다. 일부러 찾아오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이번에 KT는 소프트웨어 코딩 교육, 혼합현실(MR) 기술을 적용한 스포츠 체험공간, 콘텐츠 제작 지원 등에 나섰다.

KT와 대성동마을의 인연은 2001년 인터넷 개통, 2008년 IPTV 설치, 2012년 IT서포터즈의 대성동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IT교육, 2014년 KT의 두 번째 기가 스토리인 ‘기가스쿨’ 구축 등 20년 가까이 이어져 왔다. KT는 대성동에 5G를 구축하기 위해 UN사 사업승인, 1사단 군사보호지역 작전성 검토 승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보안법 승인, 전파 시험 등을 모두 통과했다.

황 대표는 “스마트팜을 통해 원격으로 물을 주고 농작물 상태를 확인하며, 에어맵과 지니 사랑방을 통해 건강한 삶을 선사할 것”이라며 “대성동초등학교가 경기도에서 다니고 싶은 초등학교가 돼 기쁘다. 20년 전부터 KT는 IT 기반으로 대성동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황 대표는 남북 화해모드가 계속되면 판문점 이상으로 DMZ 대성동 5G 빌리지가 관광명소로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KT는 대성동에 이어 임자도, 백령도, 청학동에도 5G를 구축할 방침이다.

황 대표 “대성동이 한반도 평화‧통일과 1등 5G의 거점이 되도록 거점 되도록 지원 아끼지 않겠다”며 “민간 접근이 어려운 비무장지대에 처음으로 5G가 개통됐다. 5G 상용화 후 오늘이 가장 의미 있는 날”이라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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