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TV(IPTV) ‘B tv’가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선언했다.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강화한 셋톱박스에 다양한 자체 홈 콘텐츠를 무기로 삼았다.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전면적인 변신을 하겠다는 의지다.

SK브로드밴드는 21일 서울 중구 삼화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구상을 드러냈다. 김혁 SK브로드밴드 세그먼트트라이브장<사진>은 “B tv는 기존 미디어 플랫폼에서 탈피해 고객들이 즐길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계획”이라면서 “고객 취향을 반영한 셋톱박스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SK브로드밴드는 이날 ‘AI 2 셋톱박스’와 ‘스마트3 셋톱박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전자는 지난 1월 출시한 ‘AI 셋톱박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AI스피커를 닮은 화이트 디자인에 음성 인식률을 높여 AI 서비스를 강화했다. 후자는 초경량 제품 크기에 대기전력 소모량을 줄인 것이 장점이다.

김혁 트라이브장은 “흔히 셋톱박스라고 하면 고객이 선택하기보다 설치기사가 가져오는 대로 쓰는 기기였고, 크고 시커먼 외관 탓에 집에서 잘 보이지 않게 숨겨야 하는 존재였다”면서 “이번 신제품은 그러나 마치 스마트폰처럼 고객이 인테리어나 용도에 따라 직접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변기기에 그쳤던 셋톱박스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다.

AI 2 셋톱박스는 외부 소음 간섭으로 음성 인식률이 떨어진다는 고객 불만을 반영했다. 이를 위해 기존보다 2배 늘어난 4개 마이크를 설치하고, SK텔레콤에서 자체 개발한 빔포밍 기술을 적용했다. 그럼 최대 4m 거리에서도 음성 인식률이 90% 이상으로 높아지며, 발화자 음성을 제외한 주변 소음도 줄일 수 있단 설명이다.

AI 서비스도 확대됐다. SK텔레콤의 ‘누구(NUGU)’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했다. 홈쇼핑 주문, 팟캐스트(팟빵) 청취 외에도 뽀로로톡, 윤선생 스피커북, ASMR, 음식 레시피 안내 등 신규 AI 기능이 추가됐다. 이를 통해 TV뿐만 아니라 생활 속 AI 경험을 책임지는 기기로 활용한단 계획이다.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유닛장(그룹장)은 “향후 B tv와 협력해 고객 AI 서비스 경험을 확장할 것”이라며 “셋톱박스로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누구 콜(Call)’ 기능을 9월 중 선보이고, 가족별 음성을 구분해 맞춤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능도 내년 초 추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SK브로드밴드는 다양한 B tv 신규 서비스도 론칭한다. 구독형 물품 정기배송 서비스 ‘B tv PICK’과 임신·육아 콘텐츠 ‘육아학교’를 우선적으로 선보인다.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차별화된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그중 ‘B tv PICK’은 고객이 B tv에서 리모컨으로 상품을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8개 제휴사와 함께 총 15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활로 개척이 어려운 스타트업 위주로 제품 판매를 도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단 구상이다.

김혁 트라이브장은 “정기구독서비스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B tv에서도 집에서 리모컨 클릭 한번으로 정기배송을 신청할 수 있게 했다”면서 “당장 수익을 내는 사업 모델로 접근하기보다, 고객 취향을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콘텐츠 추천 정확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육아학교’는 예비·초보 부모들에게 각종 육아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육아에 알아두면 좋은 기초상식부터 연령별 아이 성장에 맞는 발달과정, 상황별 심리상태, 기질별 육아법, 아이의 건강정보를 상황·유형별로 제공해준다.

김혁 트라이브장은 “연간 100만대 규모인 국내 셋톱 시장에서 AI를 내세운 이번 신제품으로 절반 이상 점유율 확보를 목표하고 있다”면서 “고객들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셋톱박스와 서비스로서 B tv를 선택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