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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에 맞서는 방통위 “이용제한 모호함, 법적으로 분명히 할 것”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페이스북과의 행정소송에서 재판부가 지적한 이용제한 기준 모호성을 법적으로 분명하게 명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23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재판을 통해 부각된 의미가 크다. 다음 재판에 어떻게 대응할지 준비를 잘 해야 한다”며 “이용제한이라는 말의 모호함을 두고, 판사들은 물리적 제한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를 보호하려면 어떤 점을 보강해야 하는지, 이용제한이라는 말이 모호하다면 어떤 점을 포함해야 하는지 법적으로 분명하게 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박양준 부장판사)는 페이스북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페이스북 승소를 판결했다. 재판부는 페이스북 접속경로 변경행위 관련 이용자 불편을 인정하면서도, 이용 제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접속경로 변경행위에 따른 이용자 이익 침해 기준이 모호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고삼석 상임위원은 방통위가 항소를 준비하는 한편 재판부 판결에 대응하기 위한 이용자 보호 관련 제도개선 추진을 촉구했다.

고 위원은 “분명한 것은 접속경로 변경에 대한 이용자 불편 초래를 인정했는데, 이용 제한이냐를 따졌다. 기준 자체가 가변적이라고 한다. 위원회 할 일이 명확해졌다”며 “이용자가 불편했는데, 책임지는 곳이 없다. 글로벌 사업자 폭주는 국내 법제로 보호할 수 있도록 방통위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방통위는 이번 판결을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사업자와 동일하게 글로벌 사업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최성호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법원 판결을 겸허히 수용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항소할 계획”이라며 “제도적 미비점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다. 이전까지는 기간통신사 책임이 컸지만, 글로벌 사업자 책임도 커졌다. 이런 부분을 다룰 수 있는 점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이 판결은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간접적 영향이 있을 수는 있지만 가이드라인에서도 다루도록 하겠다. 별도로 해외 사업자 불공정 행위, 이익침해 행위는 국내 사업자와 동일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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