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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공 날린 CP에 맞서는 통신3사, 7가지 반박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행정소송 승기를 잡은 페이스북을 선두로 콘텐츠제공사업자(CP)들이 상호접속고시를 문제 삼고 망 이용대가를 낮추기 위한 공세를 퍼붓자, 국내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 3사도 반격에 나섰다.

28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 입장에 정면으로 맞섰다. 망 사용료 회피 움직임을 보이는 CP와, 이를 제지해야 하는 ISP가 본격적으로 충돌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6일 스타트업과 구글, 네이버, 넷플릭스, 왓챠, 카카오, 티빙, 페이스북 등 국내외 CP들은 “문제 본질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상호접속고시와 과다한 망 비용”이라며 “현행 상호접속고시를 국제적 기준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ISP 3사인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는 인기협 입장 7가지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통신3사는 대형 글로벌CP의 망 비용 회피를 지적했다. 극소수 대형 글로벌 CP는 전체 트래픽의 30~40%를 점유하고 막대한 수익을 챙기면서도 망 비용을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용은 이용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통신3사는 국내‧외 CP가 부담하는 망 비용 규모를 공개해 소모적인 논쟁을 종결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국내 스타트업‧CP가 글로벌 CP와 목소리를 함께 하며 상호정산 폐지를 요구하는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야 할 때 오히려 최대 경쟁사업자이자 시장포식자를 도와주는 것과 같다고 우려했다.

다음은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의 7가지 주장에 대한 통신3사 반박 의견 요약본이다.

◆주장1) 서울행정법원, 페이스북 승소 판결=이번 판결은 망이용대가 지급 여부에 대한 판단이 아니다. 페이스북이 통신사와의 인터넷망 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해 비용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접속경로를 변경하고, 그로 인해 이용자 피해가 발생한 사건에 대해 방통위가 적용한 제재근거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행정법원은 추가적인 입법을 통하여 명확한 제재수단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으며, 판결 취지에 따라 정‧국회는 조속한 보완입법을 마련해야 한다.

◆주장2) 망 비용 논란 핵심은 ‘상호접속고시’=핵심은 망 비용 증가가 아니라 일부 극소수 대형 글로벌CP의 망 비용 회피다. 극소수 대형 글로벌 CP는 과거뿐 아니라 지금도 망 비용을 내지 않고 있다. 이에 망 비용의 지속적 증가와는 무관하다.

◆주장3) 통신사, 상호정산제도로 우월적 지위 고착=정부는 원가 등을 고려해 인터넷망 이용대가를 지속 인하해 왔고, 통신사는 상호정산을 이유로 대부분의 CP에 대한 망 이용대가를 인상하지 않았다. CP가 제공하는 콘텐츠가 고화질 동영상으로 변화하면서 트래픽이 증가하게 됐다. CP 매출도, 콘텐츠 수급비용도, 망 이용비용도 늘어나는 정상적인 구조다. 그러나 CP가 부담하는 망 이용비용의 회선당 단가는 지속적으로 감소돼 왔다.

국내‧외 CP가 부담하는 망 비용 규모를 공개해 소모적인 논쟁을 종결해야 한다. 향후에도 이 같은 논란을 없애기 위하여 주기적으로 CP가 지불하는 망 비용 및 관련 데이터를 규제기관이 제출받아 프랑스처럼 비식별 데이터 형태로 공개해야 한다.

◆주장4) 148개국 중 오직 0.02%만이 상호정산방식 채택?=인기협은 PCH(Packet Clearing House)가 2016년 148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인용하며, 99.98% 인터넷협정이 무정산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모집단에서 트랜짓(중계접속)을 제외한 피어링에 국한해 조사한 것을 들어, 마치 전체 계약 유형에 무정산상호접속이 99.98%에 이른 것처럼 잘못 표현하고 있다. 비대칭 계약 유형에 속하는 트래픽 불균형도 반영하지 않았다.

제시된 데이터 신뢰성과 상세내용 확인 없이 입맛에 맞는 일면만을 확대해 주장하는 것은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며, 상식적으로도 한국만 빼고 모든 국가에서 인터넷콘텐츠제공기업이 자사 영리사업을 위해 통신사 통신망을 100% 무상으로 이용가능하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 프랑스 통신규제기관인 ARCEP에 따르면 프랑스 내 ISP‧CP로부터 받은 데이터에서 정산 비중은 2012년 20%에서 2018년 54%로 증가하고 있다.

◆주장5) 한국 가계통신비 비중, OECD 국가 최고 수준=CP가 주장하는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통신비 비중은 2013년 OECD에서 발표한 자료로 통신비에 단말기 대금이 포함돼 있다. 국가별 이용 패턴과 소득이 달라 통신비의 경제적 타당성까지 설명하기에는 불충분해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지표다.

◆주장6) 망 비용 증가로 국내 IT산업의 국제경쟁력 약화=
네이버 등 국내 주요 CP의 망 비용 부담은 매출의 1.8% 수준에 불과하며, 오히려 대형 글로벌CP가 아예 망 비용을 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상호접속고시가 2016년 이전으로 되돌아가, 협상력 우위가 곧바로 망 무상사용으로 용이하게 이어지는 환경이 된다면 최대 수혜자는 대형 글로벌 CP다. 국내 스타트업‧CP 어려움은 오히려 가중된다. 국내 스타트업‧CP가 상호정산 폐지를 요구하는 것은 CP 시장에서 자신들의 최대 경쟁사업자이자 시장포식자를 도와주는 것과 같다. 통신사는 스타트업 등 중소 CP 망 이용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주장7) 망 비용 상승, 이용자 부담 증가시켜=CP가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겠다는 것은 이용자만 요금을 부담하라는 것으로, CP 부담을 모두 이용자에게 전가하겠다는 의미다. CP 또한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이용자일 뿐 아니라, 망 이용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주체다. 망 사용 정도에 따르는 대가를 부담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형 글로벌CP의 경우 전체 트래픽의 30~40%를 점유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가져가고 있는 반면, 망 대가는 거의 부담하지 않고 있어 비용이 모두 이용자에게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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