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저무는 LCD 시장…韓·中·日, 일제히 가동 중단 모드

김도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이 저물고 있다. 한·중·일 업체들이 LCD 사업 규모를 줄이는 분위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발(發) 과잉공급으로 LCD TV 패널 가격(65인치 기준)이 1년 동안 30.6%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판매까지 부진하다.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LCD패널 감산에 동참하는 이유다. 생산라인 가동 중단과 인력 감축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8세대 LCD 라인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탕정 L8 라인, LG디스플레이 경기도 파주 P8 라인 등이 있다.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양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양산에 집중할 방침이다. 가동 중단 라인의 OLED 전환도 검토되고 있다.

양사는 나란히 LCD 패널 생산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5년차 이상 생산직과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5년차 이상 생산직, 7년차 이상 기술직이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LCD 감축에 따른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삼성전자, LG전자도 중국 LCD 패널을 쓸 정도로 수익성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LCD 분야를 장악한 중국 업체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중국 LCD 점유율은 오는 2020년 54%로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출하량 기준 세계 1위(점유율 18.2%) BOE도 감산대열에 합류했다. 10.5세대 라인 생산량을 25% 줄였다. 나머지 LCD 라인도 약 10% 삭감했다. CSOT, HKC 등은 8.5세대 LCD 생산능력(CAPA, 케파)를 각각 10%, 20% 감축했다. HKC의 경우 유급 휴가를 확대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 지원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는 지방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물량공세를 펼쳐왔다. 하지만 LCD 점유율이 50%를 상회하고, 자국 기업 증설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원책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업체 역시 OLED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일본 JDI, 샤프 등도 마찬가지다. JDI는 올해 3분기부터 6세대 LCD 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샤프는 4세대 LCD 라인의 케파를 지난 1분기 50%, 2분기 20% 이상으로 낮췄다. 대만 CPT는 최근 2100명 감원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 5월 2500명을 줄이기도 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LCD 단가 및 수요 하락으로 이익을 보기 힘든 구조가 되고 있다”면서 “트렌드가 OLED 대세로 흐르고 있는 만큼 LCD 사업규모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DSCC는 오는 2022년 글로벌 LCD TV 디스플레이용 장비 투자가 종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부터는 관련 투자가 없다는 의미다. 같은 시기 OLED TV용 장비 투자는 최고치에 달한다고 내다봤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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