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피겨 스케이트 날도 만든다”···오토데스크, 국내 첫 사례 소개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설계 및 제조 산업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이 요구되지만,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줄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이 '제너레이티브 디자인'(Generative Design)입니다.”
오토데스크코리아는 26일 서울 노원구 한국과학기술대학교 하이테크관에서 ‘오토데스크 제너레이티브 디자인 국내 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션 만사나레스 시니어 매니저(사진 위)는 이날 행사에서 “디자인과 제조를 융합하는 것, 그것이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의 지향점”이라고 밝혔다.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설계 기술이다. 사용자가 입력하는 조건에 따라 프로그램이 자체적으로 디자인을 제공한다. 의자를 디자인할 경우 ▲소재의 종류 ▲무게 ▲가격 등의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컴퓨터는 이 기준을 충족하는 디자인 옵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AI가 그린 디자인을 비교하고 선택하면 된다.
오토데스크는 ‘퓨전360’ 솔루션을 통해 제네레이티브 디자인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퓨전360은 단일 클라우드 기반의 플랫폼에서 제품 개발 과정 전체를 통합시켜주는 3D 캐드(CAD), 캠(CAM), CAE 전문 소프트웨어(SW)다.
이와관련 만사나레스 매니저는 “직접 디자인을 하면 시간은 부족하고 손은 많이 갈 수밖에 없는 만큼 만들 수 있는 시안의 숫자가 제한적이었다”며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은 수백개 이상의 디자인을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만큼,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오토데스크는 기업들이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설명했다. 자동차기업 제너럴모터스(GM)는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을 이용해 자동차 부품인 안전벨트 브래킷(안전벨트 고정 장치)을 제작했다. 해당 부품은 기존 부품 대비 40% 가볍고 20% 강하다.
또 항공우주기업 에어버스는 항공기 A320모델의 파티션을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으로 재구상·재설계해 중량의 45%(약 30kg)를 줄이고 연료소비량 저감에 성공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 첫 제너레이티브 디자인 활용 사례도 소개됐다. 정성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디자인기술융합전공 교수(사진 아래)는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으로 만든 ‘피겨 스케이트 날’을 발표했다.
정 교수는 “세계적으로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을 이용한 사례가 꽤 있지만 브래킷이나 프레임 같은 부품이 대부분이다. 단독의 완성품을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으로 한 사례는 적은 거 같아 완성품으로 볼 수 있는 피겨 스케이트 날을 디자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너레이티브 디자인을 통해 설계한 피겨 스케이트 날의 ‘디자인 목표’는 경량화다. 정 교수는 기존 298g였던 피겨 스케이트 날을 185g으로 경량화하는 데 성공했다.
정 교수는 “피겨 스케이트 날에 어느 정도의 힘이 가해지는지 파악하는 게 어려웠다”며 “이번에 만든 스케이트 날은 실제 필드 테스트(Field Tests)를 거치지 못했다. 이후에는 선수용 피겨 스케이트 날을 만들고 실제 선수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필드 테스트도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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