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삼성전자 개발자가 오픈소스 커미터가 된 이유

홍하나

왼쪽부터 삼성전자 모바일사업부 방진호 개발자 고병권 개발자
왼쪽부터 삼성전자 모바일사업부 방진호 개발자 고병권 개발자
[디지털데일리 홍하나기자] “처음부터 뼛속까지 개발자는 아니었습니다. 오픈소스 생태계에 뛰어들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오픈소스가 모두에게 정답은 아닙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모범답안이 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16일부터 이틀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R&D 캠퍼스에서 국내 최대 규모인 ‘삼성 오픈소스 컨퍼런스(소스콘) 2019’를 진행한다. 지난 16일 삼성전자 모바일사업부의 방진호 개발자 고병권 개발자가 참석해 오픈소스 커미터가 된 배경을 소개했다.

두 개발자 모두 처음부터 오픈소스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다. 적성에 맞지 않는 업무를 맡던 중 자기계발 차원에서 시작한 것이 오픈소스다. 시험 삼아 시작한 것이 그들에게 운명처럼 다가왔다.

방진호 개발자는 지난 2011년 1월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처음 부서배치를 받은 곳은 PC 사업부의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드라이버팀. 주 업무는 윈도PC 이슈 리포팅, 테스팅이었다.

방 개발자는 “소프트웨어(SW) 개발자를 꿈꿨으나 코딩 한 줄 짤 일이 없었다”며 “입사한지 2주만에 인사팀에 개발부로 옮겨달라고 요청했고, 결국 리눅스 플랫폼팀으로 옮겼다. 만족스러웠으나 당시 업무가 관심있던 기술 부문과 달라 이직, 잡포스팅(타 조직으로 옮길 수 있는제도)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12번의 시도 끝에 지금의 부서인 모바일사업부 웹플랫폼팀으로 오게 됐다. 마찬가지로 당시 원하던 개발직군이 아니어서 고민이 많았다. 자기계발을 고민하던 중 오픈소스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이때를 계기로 오픈소스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렇게 방 개발자는 '오픈소스 커미터'가 되기로 결심했다.

오픈소스 커미터란 깃허브에 등록된 오픈소스 핵심 개발자를 말한다. 오픈소스 커미터가 되기 위해 크롬브라우저를 열심히 사용하고, 버그찾기에 몰입했다. 밤낮으로, 시도때도 없이 크로미움 버그 사이트를 봤다.

그렇게 점차 익숙해지면서 크롬 외에 모질라, 엣지, 사파리 등 여러 브라우즈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크롬에만 없는 기능을 찾아 직접 구현했다. 열심히 한 덕에 다른 개발자들에게 연락도 왔다. 자기계발을 기회 삼아 그들의 일도 도왔다.

방 개발자는 “밤낮으로 공부하고 익숙해지는데까지 6개월이 걸렸다. 커뮤니티를 통해 다른 개발자들의 업무 등을 돕고 능력을 쌓은 끝에 추천을 받아 2014년 오픈소스 커미터가 됐다”고 전했다.

고병권 개발자도 입사 후 무선사업부에 배정받아 SCM 업무를 맡았다. 만족하며 회사생활을 했으나, 고비는 몇 년 뒤에 왔다. 주변에 퇴사자들이 속출하고, 팀도 바뀌었다. 마침 그때 전혀 다른 업무의 이직 제의가 들어왔다. 이때가 오픈소스 커미 길로 접어들게 된 계기가 됐다.

그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보니 프로그래밍밖에 없었다”며 “개발이 아닌 다른 것을 생각해 본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때 개발자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눈을 돌린 곳이 오픈소스. 회사 밖에도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리고 싶었다. 특히 크로미움 오픈소스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수 있다. 진압장벽이 없는 것도 장점으로 다가왔다.

꾸준하게 오픈소스를 공부하기 위해 컨퍼런스 참여했다. 1주일에 한 번씩 오픈소스를 패치했다. 만약 하지 않을 경우, 동료에게 벌금을 주는 벌금제도도 스스로 만들었다. 실력이 쌓여 외부 행사 연사 발표도 맡게 됐다.

고병권 개발자는 “결국 스스로 견고해졌다. 오픈소스 생태계에 뛰어들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오픈소스 세계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체력이 중요하다”며 “일과 병행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두 개발자는 “오픈소스는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게 된 계기”라며 “꾸준하게 하는 것은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홍하나 기자>hhn062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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