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인텔 ‘x86’과 정면 승부 예고…데이비스 부사장 “12월 중대 발표”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ARM이 데이터센터 사업 확장에 나선다. 기존 서버 시장은 인텔의 x86 아키텍처가 독점하고 있다. ARM은 차별화된 아키텍처로 경쟁하겠다는 의지다.
12일 잼 데이비스 ARM 머신러닝 그룹 부사장은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ARM 아키텍처 관련) 12월에 중대한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지켜보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ARM은 서버 시장에서 많은 재미를 보지 못했다.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가운데 99%가 x86 아키텍처 기반 제품인 탓이다. 인텔과 AMD의 CPU는 해당 아키텍처를 활용한다. ARM 아키텍처를 선택한 업체들은 속속 문을 닫는 형국이다.
다만 ARM에게도 기회는 찾아왔다. 데이터센터 1위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가 ARM 아키텍처를 일부 서비스에 채택한 것이다. AWS는 ‘EC2 인스턴스’에 적용 중이다. 아울러 저비용 전략으로 고객사들의 발길을 돌리고 있다.
데이비스 부사장은 “AWS에서 ARM 기반 서버를 본격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점은 큰 성과”라면서 “AWS EC2 인스턴스 사례의 경우 동일 수준 컴퓨트 성능을 40% 저비용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RM 아키텍처는 경제성 외에도 유연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방대한 규모의 클라우드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 업체들은 이 부분에 관심을 보인다. 데이비스 부사장은 “(ARM 아키텍처는) 시스템을 원하는 대로 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데이터센터 업체들은 네트워크 인프라나 서버들을 원하는 방식대로 구성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x86 아키텍처의 경우 인텔, AMD 등이 제조한 칩을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정해진 틀에서 서버를 운영해야 한다는 의미다. 데이비스 부사장은 “자유로운 방식은 인텔, AMD 등 CPU를 사용해서는 불가능한 영역”이라며 “ARM 시스템온칩(SoC)을 채택하면 가능하다.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이 매력을 느끼는 이유”라고 언급했다.
AWS는 ARM 아키텍처를 적용, 자체적으로 칩을 제조한다. 이는 일부 서버에서 활용된다. 데이비스 부사장은 “AWS는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시스템을 가장 잘 이해한다”며 “타당하고 생각하는 방식대로 칩을 설계하기를 원한다. ARM은 칩을 자체 제작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이점”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서버 업체들은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로 그래픽처리장치(GPU), CPU 등을 대체하고 있다. FPGA는 사용자가 용도에 맞게 회로를 여러 차례 변경할 수 있는 반도체다. 자일링스가 강세인 분야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실제로 FPGA를 사용하는 하이퍼스케일러다. 하지만 데이비스 부사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입장이다.
그는 “FPGA는 유연한 덕분에 여러 장점이 있다”면서도 “대신 문제도 많다. 프로그래밍하기 어렵다는 점, 전력 소모가 엄청나다는 점 등이다. 전력 소모가 많아지면 발열 이슈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분간 FPGA를 서버에 본격 적용하기에는 어렵다는 뜻이다.
ARM이 다음달 중대 발표를 예고한 만큼 향후 x86 아키텍처와의 정면 승부가 예고된다. 최근 인텔은 인공지능(AI)용 주문형 반도체(ASIC)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유연성 문제를 해결할 제품이 될 수 있다.
한편 이날 ARM은 ‘테크 심포지아 2019’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신경망처리장치(NPU), 그래픽처리장치(GPU), 디스플레이프로세서(DPU) 등 새로운 IP 4종이 공개됐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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