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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한주간의 방통 브리핑] 망계약 가이드라인에 ISP-CP ‘신경전’

채수웅
지난 한주간 벌어진 방송통신 이슈를 정리하고, 해당 이슈가 가진 의미와 파장을 분석해 봅니다. 기자 주관적인 견해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실효성 담보할 수 있을까=방송통신위원회가 공개한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초안을 놓고 통신사(ISP)와 인터넷 콘텐츠사업자(CP)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용자 보호, 불공정행위 금지 등 ISP와 CP간 지켜야 할 의무를 명시했습니다. 일단 ISP는 정부의 가이드라인 제정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CP에 대한 망 품질 유지 의무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이드라인 수준이 아닌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후속조치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CP는 정부가 사업자간 계약에 개입하는 것 자체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이 국내외 CP간 역차별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국내 CP에게만 과도한 의무를 부과해 역차별이 가중될 것으로 보았습니다. 어찌됐든 구속력이 없는 가이드라인이다보니 대가 등 민감한 부분에서는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기 힘들 전망입니다.

5G 가입자 증가 탄력=5G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과기정통부가 공식 집계한 10월 말 기준으로 398만2000여명. 400만에 육박했습니다. 현 시점에서는 400만을 훌쩍 넘었겠네요. LG유플러스도 정식으로 100만 클럽에 합류했습니다. 전월보다 51만6000여명이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추세라면 업계가 목표로 하고 있는 500만 달성은 무난해 보입니다. 인빌딩에서의 통화 어려움 등 전체적인 망품질 논란에도 불구 갤럭시S10, 갤럭시노트10 등 프리미엄 단말기의 출시와 통신사들의 적극적인 프로모션 등이 가입자 증가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가입자 증가, 커버리지 확대 등으로 내년 부터는 5G 요금인하에 대한 압박도 커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총선, 대선 등 대형 정치권 이벤트가 있을때마다 통신요금 인하는 여야 할 것 없이 핵심 공약이기 때문입니다. 통신복지와 산업의 지속적 성장 관점에서 적절한 조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 5G 주파수 정책 확정=5G 시대의 대한민국 주파수 전략 ‘5G+ 스펙트럼 플랜’이 마련됐습니다. 5G를 중심으로 한 이동통신과 함께 비면허 대역 주파수 활용도를 높여 다양한 산업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전략입니다. 과기정통부가 마련한 플랜은 크게 ▲비면허 기술의 5G 고도화 ▲세계 최대 폭의 5G 주파수 확보 ▲주파수 관리제도·시스템 혁신 등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오는 2021년까지 4500MHz폭을 우선 확보하고, 2026년까지 현재의 두 배 수준인 5320MHz폭의 주파수를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또한 스마트시티나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차 등 산업별로 비면허 주파수를 공급하고 기술규제 개선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통신사업은 단순히 통신사만의 영역이 아닙니다. 빨라지고 넓어지는 통신네트워크를 통해 자동차, 공장, 커머스, 보안 등 다양한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경쟁력의 근본인 주파수에 대한 뚜렷한 정책이 확정된 만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전체 산업이 성장해보기를 기대해 봅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연임=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5일 SK텔레콤은 2020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습니다. SK그룹과 마찬가지로 ‘안정 속 변화’로 축약되는 이번 조직개편에는 5G와 신사업에서 빠른 성과를 창출하라는 주문이 담겼습니다. 핵심은 이동통신 사업인 MNO와 신사업을 분리했다는 점입니다. 신사업은 미디어‧보안‧커머스를 비롯해 모빌리티‧광고‧데이터 등이 포함됩니다. 현재 SK텔레콤의 비무선분야 매출비중은 45% 이상입니다. MNO는 ‘Corp1’ 센터가, 신사업은 ‘Corp2센터’가 지원합니다. 각 센터는 경영계획뿐 아니라 예산, 인력 채용, 평가체계까지 자체적으로 설계‧운영할 수 있는 독립성을 지니게 됩니다. 또한, 성장성을 판단해 디지털 광고, 게임, 클라우드 전담 조직도 신설했습니다. 5G와 신사업에 대한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각 영역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입니다.

내년 5G 예산 87% ↑=정부가 내년 5G 예산을 올해보다 87% 늘리고 테스트베드도 2.4배 확충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열린 범부처 민‧관 합동 5G+ 전략위원회에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5G+ 전략 ‘20년 추진계획(안)(정부)’이 보고됐습니다. 정부는 5G+ 스펙트럼 플랜을 기반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디바이스, 엣지컴퓨팅 등 분야에서 후속 정책을 수립할 방침입니다. 또한 내년에 10개 부처에서 주요 40여개 과제를 발굴해 시험·실증 지원, 선도기술 확보, 해외진출 등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민간투자 확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통신사들의 5G 전국망 조기 구축을 위한 세제 지원과 함께 5G 단말·서비스 조기 출시를 위한 테스트베드 확충 등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5G 전파는 우리가 가장 먼저 쏘아올렸지만 최근 중국 등이 5G 투자에 적극나서면서 경쟁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초기성과를 지속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정책과 업계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때입니다.

알뜰폰 이탈 가속화=지난 11월 이동전화 번호이동 시장이 올해 들어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통계에 따르면 11월 번호이동 수는 자사 번호이동을 제외하고 전월(48만6080명)보다 7만7634명(15.97%) 늘어난 총 56만371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예전 통신사의 번호이동 경쟁이 극심하던 시절에는 월 100만이 통신사를 바꾸기도 했습니다. 그때와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지만 올해 번호이동 50만을 단 두번 넘겼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입니다. 특이점은 알뜰폰입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전후로 이른바 ‘공부폰’ 가입자들인 수험생이 대거 이통사로 갈아탔습니다. 총 3만1476명이 순감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이통사들의 번호이동 폭은 크지 않았습니다. 알뜰폰의 고전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달 초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Liiv M)’을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한편에서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 알뜰폰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선언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이통사 자회사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은 썩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채수웅
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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