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머신러닝 잘 몰라도…에이아이더, “전사 분석 플랫폼에 AI 공급 목표”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인공지능(AI)이 고양이와 강아지를 구분하는 것에서 이제 건설 입찰에서 경쟁사가 얼마를 투찰할지 예상 가능한 수준까지 왔습니다. 이제 기업의 비즈니스 결정에 AI가 적극 활용되고 있습니다.”

김수화 에이아이더 대표<사진>은 최근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AI는 지난 수년 간 국내외 IT업계의 ‘뜨거운 감자’다. 국내에선 지난 2016년 3월 구글(딥마인드) 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경쟁 이후, 관심이 촉발됐다. 최근 은퇴를 발표한 이세돌 9단은 은퇴의 주요 이유 중 하나로 AI를 꼽기도 했다.

AI는 이제 기업의 의사결정을 돕는 주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여행업계는 AI를 통해 예약고객 취소율을 예측하고, 제조기업은 제조공정에 대한 품질 이상을 파악한다. 부동산업계는 AI로 집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점수를 매긴다. 렌터카 업계는 차량의 손상 여부를 AI로 가릴 수 있다.

에이아이더는 위에 언급된 모든 사례를 AI로 구현한 업체다. 지난 2018년 6월 설립된 에이아이더는 AI 스타트업이지만 김수화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 대부분이 AI 분야의 베테랑으로 구성돼 있다. 김 대표의 경우, 에이아이더 설립 이전 애자일소다 대표를 역임한 인물로 이전에는 라이나생명과 BC카드, KT, AT커니 등에서 몸담은 바 있다. 에이아이더는 현재 구매 SCM업체인 엠로의 자회사다.

김 대표는 “최근 국내에서도 AI 기반의 의사결정 최적화 구축 프로젝트가 늘고 있다”며 “에이아이더는 머신러닝을 잘 몰라도 사용자들이 쉽고 합리적인 가격대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에이아이더의 주력 제품은 ‘스마트 오토ML’이다. 이는 R이나 파이썬, 케라스 등의 프로그래밍 없이 자동으로 분석해주는 솔루션이다. 일반적인 머신러닝 분석은 데이터 수집부터 변수탐색, 기능 엔지니어링, 모형선택, 파라미터 튜닝, 예측까지 수작업으로 진행하는데 비해, 오토ML은 데이터 수집 이후 예측 전까지의 모든 과정의 자동으로 처리해준다.

스마트 오토ML에는 총 15개의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적용됐으며, 8종류의 모델 성능지표를 산출해 모델 비교에 이용하고 있다. 또, 데이터 전처리와 타겟 변수 지정만으로 자동화 학습을 위한 설정이 가능하다.

그는 “예전에는 외산 오토ML 제품을 판적도 있었으나 사실 너무 비싸다”며 “국내 기업이 현실적으로 AI를 도입, 확산시킬 수 있도록 여러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오토ML을 만들어 비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실제 비용은 외산 제품 대비 50~60% 저렴한 수준이다. 이미 금융, 통신, 제조 등 다양한 분야 산업군에서 이를 도입했거나 구축 중이다.

대표적으로 한국공항공사가 AI 및 빅데이터 플랫폼 고도화 사업을 통해 항공노선별 여객수 예측, 주차장 주차가능 예측 모델을 구축했으며,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AI 기반 온-오프라인 통합고객 커스터머 튜브를 개발했다.

또 A캐피탈 업체는 이달 중 AI를 기반으로 차량사진을 인식해 담보대출을 자동화하는 프로젝트를 오픈할 예정이다. 국내 굴지의 B건설사는 건설 입찰에서 경쟁사에 얼마에 가격을 써낼지를 예측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난 3개월 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시한 가격 패턴을 예측한 결과 정확도가 꽤 높았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데미지ID’라는 미국의 한 솔루션 업체가 사진 자동 인식을 통해 차량의 파손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 구현을 위해 에이아이더와 손을 잡았다. 이 업체는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1200여종에 달하는 차량의 전후 사진 또는 동영상을 비교 분석해 손상 여부를 판별해주는 서비스를 렌터카 업체 등에 제공해주고 있다. 이 업체는 내년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렌터카 쇼 행사에 관련 솔루션을 전시할 예정이다.

그는 “이제 AI 플랫폼도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활용하는 것이 대세가 될 것”이라며 “스마트 오토ML 역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클라우드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국내 기업의 전사 분석 플랫폼으로 AI가 공급되는 것이 현재 목표”라며 “이를 위해선 데이터 분석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사내 여러 DB와 연동 혹은 임베디드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오토ML 솔루션과 함께 현재 추진하는 음성복제 솔루션(Wise Cloning-Bot)도 차기 주력 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치매 노인을 위한 로봇에 노인 아들의 음성을 복제한다거나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해 생전 아이의 목소리를 되살리는 등 이른바 ‘인간을 위한 AI’ 사업을 진행한다.

그는 “AI와 같은 기술도 선하게 쓰여야 한다(AI for good)고 생각한다”며 “인간을 위한 기술, 감동을 주는 기술을 공급하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에이아이더는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50억원, 5년 내 1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화 대표는 “AI가 현재는 오픈소스에 의해 발전하고 있지만, 언제 외산업체들에 의해 독점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외형보다는 전문성을 갖춘 업체가 돼 기업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국산 AI 기술을 제공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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