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스마트폰의 두뇌’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퀄컴을 필두로 화웨이, 삼성전자, 애플, 미디어텍 등이 참전 중이다. 경쟁이 치열해지자, 삼성전자는 AP 사업 전략에 변화를 줄 방침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체 AP ‘엑시노스’ 해외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중국, 인도 등이 대상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 출시할 ‘갤럭시S11’에 퀄컴 스냅드래곤865 탑재 비중을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갤럭시 프리미엄 모델은 국가별로 활용한 AP가 달랐다. 한국·유럽 등에 엑시노스, 북미·중국·일본 등에 스냅드래곤을 각각 채택했다. 이제 국내용에도 스냅드래곤을 적용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AP 경쟁이 심해지면서 삼성전자가 일정 부분 한계를 느낀 것 같다”며 “(이번 결정은)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의 성능 차이를 인정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스냅드래곤 확대 여부와 상관없이 AP 사업은 차질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11 국내용에 스냅드래곤 채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는 사안”이라면서 “국내 물량이 줄어도, 다른 지역에 공급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삼성전자는 ‘엑시노스980’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5세대(5G) 모뎀과 AP를 통합한 칩이다. 비보의 5G 스마트폰 ‘X30’에 탑재됐다. 지난 10월에는 최신 AP ‘엑시노스990’을 공개했다. 7나노미터(nm) 극자외선(EUV) 공정을 도입했고,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했다. 엑시노스990는 갤럭시S11이 아닌 중국, 인도 등에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결정과 별개로 삼성전자는 ARM, AMD 등과 협력은 지속한다. 미래를 위한 차원이다. ARM은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 AMD는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다. 기존에 삼성전자는 ARM 코어를 활용, 엑시노스를 만들었다. 지난 6월 AMD와는 그래픽 설계자산(IP)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향후 삼성전자는 ARM과 AMD의 IP 기반 AP를 내놓을 방침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AP 사업을 이어가야 한다”면서 “당장은 퀄컴 공세에 힘들 수 있어도, 엑시노스 생산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19년 2분기 모바일 AP 시장점유율 1위는 퀄컴(39.6%)이다. 애플(19.9%), 삼성전자(13.1%),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12.9%)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