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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3법 통과로 '비식별 솔루션' 시장 청신호··· “이미지·영상은 아직”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 통과로 데이터 경제 활성화가 기대되는 가운데 데이터를 비식별화하는 솔루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데이터 3법은 개인정보의 일부를 삭제하거나 일부 또는 전체를 대체하는 등의 방법으로 추가 정보 없이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비식별화한 ‘가명정보’를 ▲통계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등의 용도에서는 정보주체 동의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비식별 조치는 ▲가명처리 ▲총계처리 ▲데이터 삭제 ▲데이터 범주화 ▲데이터 마스킹 등의 방법을 통해 이뤄진다. 가령 ‘남성, 31세, 2020년2월5일 900101-1111111’이라는 의료데이터가 있을 경우 주민번호를 삭제해 ‘남성, 31세, 2020년2월5일’의 데이터만 남기거나 ‘남성, 2020년*월*일, 9*****-1******’ 등으로 마스킹 처리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데이터 활용보다는 개인정보보호에 중점을 뒀다. 자연히 데이터를 가명정보로 만드는 비식별 조치 기술을 연구·개발한 기업도 많지 않다.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판매할 시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이터 3법 통과 이후 데이터 활용에 대한 관심도가 급증하면서 관련 업계도 바삐 움직이고 있다. 여러 공공사업에 참여해온 파수닷컴, 이지서티가 대표적이다. 두 기업은 2015년부터 비식별 솔루션을 개발해왔다.

시장이 열리면서 후발주자도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파수닷컴과 이지서티는 다년간 쌓아온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파수닷컴의 비식별 솔루션 ‘애널리틱디아이디’는 개인정보 비식별 처리에 대한 국제 표준인 ISO/IEC 20889의 기술과 유럽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의 가명화·익명화를 지원한다. 기존의 저조한 국내 데이터 시장에서 눈을 돌려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이지서티의 ‘아이덴티티 실드’는 제품 고도화를 통한 국내 시장 공략에 집중해왔다. GS인증 1등급 및 Ktl마크 인증, V&V 성능평가 등을 받은 데 이어 지난 연말에는 IR52 장영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달청 우수제품으로도 등록돼 있다.

특히 양사는 비식별 솔루션 개발 및 판매 외에도 컨설팅을 함께한 경험을 통해 비식별 솔루션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비식별 솔루션은 제품 판매 외에도 솔루션 활용 방법부터 데이터가 적절한 수준으로 비식별화됐는지 등의 컨설팅도 함께 필요한 만큼 제품 개발 후 판매·컨설팅을 해온 기업이 이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편 문서에 대한 비식별 기술은 갖춰졌지만 이미지, 영상에 대한 기술은 아직 미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데이터 활용이 부각되면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의료 분야에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의료 이미지나 영상에서 개인정보가 있는 텍스트를 비식별화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미지, 영상물 자체에 대한 비식별화는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는 2월 데이터3법 시행령 초안, 3월 행정규칙 초안 등 오는 3월까지 데이터3법 후속 조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시행령 시행 이후 6개월의 유예기간을 가진다. 3월 마무리할 경우 9월부터 적용되는 셈이다. 유예기간 동안 가이드라인 제작과 법 이해를 돕는 설명회 등을 개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없던 시장이라 뛰어든 업체가 적을 뿐, 기술이 없는 상태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시장이 형성되면서 좋은 기술을 갖춘 기업이 나타날 것이라 기대한다”며 “정부가 3월까지 데이터3법 후속 조치를 마무리하겠다고 햇다. 어렵사리 통과된 만큼 잘 논의해 좋은 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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