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코로나19 영향일까… 신가전 ‘식기세척기’ 예상밖 돌풍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올해 가전 시장에서 식기세척기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편리하다면 기꺼이 비용을 더 지불하는 ‘편리미엄’ 문화 확산과 더불어 코로나19로 위생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가전업계에선 공기청정기와 건조기 다음으로 식기세척기가 ‘선택재’에서 ‘필수재’가 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2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기세척기 시장은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해 3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2017년 7만대 선이던 국내 식기세척기 판매량은 2018년 10만대, 지난해 20만대 규모로 급성장했다. 업계는 국내 가정의 식기세척기 보급률을 약 15%로 추정한다. 아직 초기 시장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2월 식기세척기 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0% 늘었다. 최근 몇 년간 가사노동에서도 편리함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 영향이 컸다. 이에 더해 올해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개학 연기 등 온가족이 집안에서 함께 ‘집밥’ 먹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자연스레 식기세척기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식기세척기 시장에선 SK매직이 가장 많은 소비자간거래(B2C)용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SK매직이 올해 1월 선보인 트리플케어 식기세척기는 출시 두 달도 안 돼 판매 1만대를 돌파했다. 이 제품은 와이드 무빙세척 날개와 자외선(UV)청정케어 시스템에 건조·보관 기능을 포함시켰다. 세척이 끝난 후 선반에 따로 옮길 필요가 없다. 2018년 4월 출시된 '터치온'은 70~80도 고온으로 눌러 붙은 밥알과 기름 때를 살균·세척한다. 출시 이후 4만대 이상 팔렸다.

SK매직은 “식기세척기 판매량이 2018년 하반기부터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해 판매량이 전년대비 258% 증가했다”며 “이러한 추세를 이어간다면 지난해 판매 실적의 200% 이상 넘어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신흥 강자는 LG전자다. 2013년 12인용 식기세척기를 국내 출시한 이후 6년만인 지난해 3월 디오스 식기세척기 신제품을 출시했다. 디오스 식기세척기는 X자 모양의 토네이도 세척 날개가 번갈아 회전하며 세제와 기름때를 제거한다. 섭씨 100도 트루스팀과 인버터 다이렉트드라이브(DD)모터 등을 탑재했다. 표준코스 소음은 34데시벨(dB) 정도로 밤 늦은 시간에도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경남 창원에서 생산해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디오스 식기세척기의 생산능력이 지난해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SK매직 역시 식기세척기 물량이 부족하자 공장 라인 증설을 검토 중이다.

과거 국내에서 식기세척기 인기가 없었던 이유는 세척력에 대한 불신 때문이었다. 서양권 국가에서 보편화 된 식기세척기를 국내에 수입했지만 식문화 차이가 발목을 잡았다. 납작한 접시를 세척하는데 특화돼 있어 국그릇 등 오목한 그릇 위주인 국내 소비자들은 식기 세척 기능에 만족하지 못했다.

국내 업체들은 우리나라 식문화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왔고. 손 설거지보다 깔끔한 세척력을 앞세운 ‘한국형 식기세척기’를 완성하게 됐다. 판매량이 급증하기 시작한 2018년이 식기세척기 세대교체 된 기점이다.

물과 전기료 사용량도 대폭 줄였다. LG전자는 지난해 부산대학교 이지현 교수팀과 함께 ‘식기세척기와 손설거지 비교 행동연구’를 통해 디오스 식기세척기의 세척력이 손 설거지보다 약 26% 더 뛰어남을 입증했다. SK매직은 “(20분 기준) 손설거지보다 물을 10분의 1로 줄이고, 전기세에 대한 부담 등 다 고안해서 제작을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공간을 차지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식기세척기 크기도 다양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4인 이하 소형가구에 최적화한 슬림형 식기세척기를 내놨다. 올 상반기 중엔 용량을 키우고 성능과 사용성을 개선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3인용 미니 식기세척기 ‘마시멜로’를 출시했던 쿠쿠전자는 올해 6인용과 12인용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들이 점점 편리함을 주는 가전을 찾고 있고, 동시에 위생이 바탕이 돼야하기 때문에 식기세척기에 대한 구매 의향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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