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달려라OTT] ‘수퍼 루키’ 디즈니 플러스가 온다

최민지
흔히 OTT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번역된다. 실제로는 ‘오버 더 톱(Over The Top)’의 약자다. TV 셋톱박스를 뜻하는 ‘Top’을 넘어선(Over) 서비스라는 의미다. 이름이 예고한 대로 OTT는 전통적인 매체를 위협하는 또 다른 미디어 주류가 됐다. 미국 DVD 대여점으로 출발한 ‘넷플릭스’는 전 세계에 구독형 OTT 바람을 몰고 왔고, 지금은 역사적인 콘텐츠 맹주 ‘디즈니’까지 이 시장을 넘보고 있다. 한국에서도 국내 첫 통합 OTT ‘웨이브’를 필두로 경쟁이 격화되는 형국이다. <디지털데일리>는 ‘달려라 OTT’ 기획을 통해 현시점 주요 OTT 플랫폼별 전략과 전망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디즈니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 플러스’를 출시한 후 3개월만에 가입자 2860만명을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넷플릭스 대항마로 꼽히는 디즈니 플러스 출격에 국내 OTT 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디즈니 플러스는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호주, 뉴질랜드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오는 24일부터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국가로 확대한다. 한국의 경우, 내년 진출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국내 통신3사는 디즈니에 러브콜을 잇달아 보내며 치열한 물밑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 최대 경쟁력은 OTT 시장에서 가장 주효하게 여기는 콘텐츠에 있다. 디즈니 플러스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을 아우르는 허브다. 여기에 더해 스포츠 이벤트를 중계할 수 있는 EPSN+, 성인용 콘텐츠로 확장 가능한 훌루까지 결합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가 OTT 후발주자임에도 막강한 자체 지식재산권(IP)과 스포츠 중계 등을 통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 넷플릭스에 대적하는 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또한, 디즈니 플러스 기본요금은 월 7달러인데, 넷플릭스 9달러보다 저렴하다. 오는 24일 출시를 앞둔 유럽지역의 경우, 23일까지 선할인을 적용하면서 가입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

글로벌 사업자 또한 앞다퉈 디즈니 플러스와 적극적으로 협력을 맺으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은 무제한 데이터 고객 대상으로 디즈니 플러스 1년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는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하면서 가입자를 유인했다. 2014년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에 인수된 프랑스 유료방송 플랫폼 카날플러스는 디즈니 플러스와 독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국내 통신3사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SK텔레콤은 가장 적극적으로 디즈니와 협력관계를 맺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지난해 11월 “디즈니와 만났고, 재밌는 것을 가져왔다”고 언급했다. SK텔레콤은 지상파3사와 함께 ‘웨이브’를 설립했는데, 지상파 중심이라 CJ 계열 채널들이 배제돼 있다. CJ ENM은 JTBC와 손을 잡았고 경쟁사들도 OTT 경쟁에 뛰어들고 있어, 새로운 콘텐츠 경쟁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KT는 자사 OTT ‘시즌’을 오픈 플랫폼으로 칭하면서, 국내외 OTT와 제휴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디즈니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KT는 유료방송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OTT에서는 웨이브에 밀려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디즈니와 협력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만 해도 넷플릭스와 협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여러 OTT 플랫폼에 대해 오픈된 자세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는 디즈니 플러스에게도 변수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이달 29일 예정된 인도지역 서비스 출시는 연기됐다. 콘텐츠 제작 중단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반면 야외 활동이 자제되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에, 기존 출시 국가 내 소비자들이 디즈니 플러스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는 늘어났다.

이에 디즈니 플러스는 ‘겨울왕국2’를 예정보다 3개월 일찍 선보였고, 미국에서 개봉된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을 다음 달 3일부터 스트리밍 서비스로 만나볼 수 있다. 외부활동이 통제되면서 영화관에 갈 수 없는 환경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최민지
cmj@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