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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구현모號 출범…주가부양·성장동력 마련 숙제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평직원으로 출발, 30여년간 KT에 몸담아온 구현모 사장이 정식으로 KT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했다.

KT는 30일 오전 주주총회를 열고 구현모 CEO 내정자를 공식 CEO로 선임했다.

KT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27일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인 구현모 사장을 차기 CEO 후보로 주총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석달가량 CEO 후보자로서 그룹 업무 전체를 파악해온 구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지난 3개월 동안 회사 내·외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 와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KT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실감했다”며 “KT 임직원 모두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에 최우선을 두겠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이어 “KT는 그간 쌓아온 디지털 역량으로 다른 산업의 혁신을 리딩하고, 개인 삶의 변화를 선도하는 한편 핵심사업을 고객 중심으로 전환해 한 단계 더 도약시키겠다”며 “금융, 유통, 부동산, 보안, 광고 등 성장성 높은 KT그룹 사업에 역량을 모아 그룹의 지속 성장과 기업가치 향상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내부사정은 누구보다 잘안다=구현모 대표의 강점 중 하나는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 대표는 1987년 한국통신 시절 입사해 지금까지 KT 한 우물을 판 정통 KT맨이다.

한국통신 시절 평사원으로 입사해 민영화 KT까지 30여년을 근무해왔다. 전략담당, 개인고객부문, 경영기획부문, 회장 비서실장 등 전반적인 업무를 두루두루 경험한 KT맨이다. 누구보다 내부 사정에 정통할 수 밖에 없다.

남중수 사장 이후 외부 인사였던 이석채, 황창규 회장 등은 업무 초기 성과를 내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 부동산 및 자회사 매각, 국사 통폐합 등을 단행했다. 내부 사정을 잘 모르다 와보니 인건비 부담, 조직의 방대함 등을 기존에 있었던 조직 철학으로 해결하려 하다보니

하지만 지난일에 가정을 할 수는 없지만 지나친 배당 정책 대신 부동산과 KT렌탈과 같은 자회사를 그대로 끌고 갔다면 오히려 현재 KT의 자산과 경쟁력은 한 단계 올라갔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구 대표는 CEO 내정자 신분으로 지난 석달간 본격적으로 내부 상황을 검토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구조조정은 불필요하며 전임인 황 회장이 강하게 추진했던 유료방송 M&A에 대해서도 재검토에 들어갔다. 5G, 신사업 등을 통해 인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고, M&A도 단순히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방안이 아니라 제대로 시너지가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구 대표는 직원들에게 "KT그룹을 외풍으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기업, 국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국민기업, 매출과 이익이 쑥쑥 자라나는 기업, 임직원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5G·인공지능·미디어·클라우드에 초점…단기적 과제는 주가 부양=하지만 KT 현실은 녹록치 않다. 자타가 공인하던 국내 최대, 최고의 통신회사였지만 주력 사업인 유선전화의 부침, 경쟁사 대비 많은 인력, 지금은 나아졌지만 한동안 책임지지 않는 공기업 마인드 등 덩치만 비대해진 공룡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미디어 사업이 선방하고 있지만 여전히 유선전화 손실을 메우지는 못하고 있다. 2G 종료, 주파수 정책의 실기 등이 겹치며 핵심 사업인 무선부문에서 3위 LG유플러스에게 쫓기고 있다.

구 대표는 이를 극복할 해결방안으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5G를 꼽았다. 이들 기술이 ICT 산업 및 KT의 미래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구 대표는 "KT그룹은 ICT발전의 변곡점을 파악하고 흐름을 선도해 온 경험과 역량이 있다"며 "고객 중심의 내부혁신을 통해 우리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사업의 질을 향상시킨다면 KT그룹의 성장과 발전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에게 직면한 단기적 과제로는 주가 부양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7일 KT 주가는 1만9950원이다. 지난 23일에는 1만7650원까지 떨어졌다. 당장 주총장에서도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수익성 중심의 경영, 서비스 매출 증가를 위한 요구가 쏟아졌다.

이에 구 대표는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선정된 이후 자본시장을 포함해 다양한 관계자를 만나, 우려와 기대를 실감했다”며 “주주 기대를 알고 있다. 금융, 유통, 부동산, 보안, 광고 등 성장성 높은 사업에 역량을 모아 기업가치를 향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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