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

코로나19로 4월9일 ‘온라인 개학’ 가닥···업계 “국산 SW 활용해야”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유치원, 초·중·고교의 개학이 4월6일로 미뤄졌다. 하지만 사태가 진정되지 않아 정부는 추가 개학 연기나 ‘온라인 개학’을 논의 중이다. 정 총리가 4월9일 순차 온라인 개학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이에 무게가 실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혼란을 줄이기 위해 준비 상황과 아이들의 수용도를 고려해 다음 주 중반인 4월9일부터 순차적으로 개학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연간 수업 일수와 입시 일정을 고려할 때 아이들의 학습권을 포기하고 무작정 개학을 연기하기는 쉽지 않아 대안으로 온라인 형태의 개학을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오늘 회의에서 교육부가 마련한 방안을 기초로 논의해 결론을 내리고 상세히 설명드리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27일 ‘원격수업 운영 기준안’을 마련한 바 있다. 시도교육청은 해당 기준안을 바탕으로 원격수업에 관한 세부운영지침을 마련하고, 학교는 원격수업 계획을 수립해 시행할 예정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원격수업 유형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 ▲기타 교육감 또는 학교장이 별도로 인정하는 수업 등으로 정의했다.

핵심이 되는 것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다. 실시간 원격교육 플랫폼을 활용해 교사·학생 간 화상 수업을 실시해 실시간 토론 및 소통 등의 즉각적 피드백을 요구한다. 학급이 30명이더라도 서로의 화상을 확인할 수 있는 솔루션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화상수업도구의 예시로 네이버의 ‘라인웍스’, 구루미 ‘온라인오피스 서비스’, 구글 ‘행아웃’, 마이크로소프트(MS) ‘팀즈’,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줌) ‘줌(Zoom)’, 시스코 ‘웹엑스(Webex)’를 들었다. 이중 MS, 줌, 시스코는 외산 SW다.

교육계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는 것은 줌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5일 일부 시·도 교육감과 화상회의를 할 때 줌을 사용했다. 유 총리는 온라인 개학이 불가피할 경우를 대비해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줌을 소개하기도 했다.

미국 기업인 줌은 코로나19 이후 주목받고 있는 미국 화상회의 소프트웨어(SW) 기업이다. 1월2일 기준 68.72달러이던 줌의 주가는 3월30일 기준 158.82달러로 2배 이상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국산 SW를 써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교육계에서 필요로 하는 수준이 안 되는 것도 아닌데 공공 교육에서 외산 SW를 쓸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알서포트의 ‘리모트미팅’이나 네이버의 라인웍스, 구루미의 온라인오피스 등 교육부가 제시하는 기능을 갖춘 국산 SW 기업은 여럿 있다.

국산 SW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사 솔루션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1월28일 이후 3월30일까지 알서포트에 원격 SW 무료 사용을 신청한 기업·기관만 3500개에 달한다. 이에 더해 알서포트는 30일 초·중·고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기한 제한 없는 솔루션 무상 제공을 결정한 바 있다.

국내 원격 SW 업계 관계자는 “솔루션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기업들이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무상 제공을 이어가는 것은 사회적 공헌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것과 함께 ‘원격·재택근무 SW 저변 확대’를 위함”이라고 말한다.

그는 “냉철한 기업 시장에서 ‘국산 제품 쓰자’는 것은 철지난 ‘애국 마케팅’이다. 하지만 공공에서, 그것도 미래 세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교육 분야에서 외산 SW를 쓰는 것은 다르다”며 “정부가 개방형 운영체제(OS)를 도입하는 것 역시 공공의 외산 기술 의존을 줄이기 위함인데, 공공 교육을 위한 원격 SW는 외산을 선택하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 기관이 줌을 활용해도 괜찮을 만큼 안정적인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에서는 줌이 회의를 하다가 추방당하거나 본인도 모르게 다른 이용자에게 전화가 걸린 사례 등의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앱) 맥(Mac) 버전에서 해커가 사용자의 웹캠을 임의로 점유할 수 있는 보안 결함이 드러나기도 했다. 1월29일 체크포인트가 줌 회의 세션에 허가받지 않은 제3자가 참여할 수 있는 보안 취약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이종현
bell@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