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증권가의 네이버 2020년 1분기 실적 전망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코로나19 여파로 전년동기 대비 줄어들 것이란 봤던 영업이익이 오히려 늘어났다. 디스플레이 광고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일군 까닭이다.
23일 네이버는 2020년 1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영업수익(매출) 1조7321억원, 영업이익 2215억원, 당기순이익 134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14.6%, 7.4%, 54% 모두 늘었다.
1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선 증권연구원들의 질문이 코로나19 여파에 쏠렸다. 2분기 또는 연간 실적 영향을 예측하기 쉽지 않아서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 시행과 네이버 내부 소비수요 체감을 고려하면 지난 1분기보다 2분기에 코로나19 여파가 더 클 것으로 파악된다.
◆“2월 중순부터 예상매출 감소 체감…2분기 광고 전망 좋지 않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3일 컨퍼런스콜에서 “2월 중순부터 소비 수요 감소로 인한 예상매출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지났다 판단하기에 아직 이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CFO는 디스플레이 광고에서 상위 광고주 마케팅 집행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오프라인과 연계된 영화, 서비스, 유통, 금융 등 업종의 광고 집행이 줄었다. 그는 “보통 디스플레이 광고가 1,2개월 전 사전예약된다는 점에서 보면 광고 수요가 높지 않다”며 “2분기 전망은 좋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 오프라인 사업에 의존하는 대형 광고주들이 코로나 여파로 지갑을 닫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다만 온라인 영역 사업자들은 전체적인 성과가 좋게 나타나는 중이다.
박 CFO는 “두 가지 상황이 믹스(혼재)돼 중립적이긴 하면서도 코로나 사태 확산에 따라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전했다.
◆5월 론칭 스마트채널, 뉴스 이어 다른 주제판 확장
네이버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스마트채널’ 상품을 5월 베타 론칭할 예정이다. 모바일 메인 최상단 영역에 노출해 높은 주목도를 꾀한다.
박 CFO는 “뉴스 지면 최상단 노출을 중심으로 다른 주제판으로 확장한다”며 “스마트채널을 검색과 광고를 연결해 통합 마케팅할 수 있게 상품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아직 상품이 오픈 전이라 매출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는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박 CFO는 광고 지면(인벤토리) 확장이 매출의 견조한 증가로 이어질지 질문에 “추가적인 광고 인벤토리는 계속 늘어난다”며 “하지만 한국 광고 시장의 포션을 갖고 오는 것이라 결국은 사용자와 광고주를 잘 매칭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올해 말 브랜드 스토어 200개 목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컨콜에서 “1분기에 브랜드 스토어를 30개 오픈했다. 올해 200개 달성을 목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LG생활건강이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를 내고 CJ대한통운과 협력해 밤 11시30분까지 주문하면 24시간 내 배송하는 서비스에 나섰다.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 기반 첫 물류 협력이다.
한 대표는 “성과와 개선점을 잘 모니터링해서 물류 업체들과 협력방안을 모색해가겠다”고 말했다. 또 “상품을 실시간 영상으로 소개하는 라이브 커머스를 점차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작년부터 브랜드 스토어와 라이브 커머스 등을 준비해서 코로나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며 “스마트스토어와 네이버 스토어 전체 성장률은 온라인쇼핑의 증가로 2분기에도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네이버페이 1분기 거래액 5조원 돌파
지난 1분기 네이버페이 거래액은 온라인쇼핑 성장에 힘입어 5조원을 처음 넘어섰다. 이용자 충성도 척도인 충전액도 전년동기 대비 8배 증가했다는 게 네이버 설명이다. 회사 측은 네이버페이의 성장이 네이버파이낸셜이 추진하는 테크핀 사업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페이 통장은 오는 5월말경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후 하반기에 금융상품을 출시한다. 네이버페이 포인트 지급은 결제액 1%에 더해 리뷰 등 작성 시 추가로 지급하는 중이다. 이 같은 추세는 유지한다.
◆웹툰 성장세…국외 DAU 증가 고무적
네이버웹툰은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거래액이 전년동기 대비 60% 이상 늘었다. 국외 거래액 비중은 20%를 넘겼다. 북미에서 인기가 뜨겁다. 해당 지역 결제자가 전년동기 대비 3배 늘었고 결제액도 2배 이상 증가했다.
한 대표는 “웹툰 MAU가 해외에서 많이 증가했다”며 “좀 더 잘라서 DAU(일간활성이용자수)도 보는데 북미와 유럽 DAU가 굉장히 많이 증가했다. 이 부분이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현황을 전했다.
박 CFO는 “웹툰은 이용자 증대와 수익화에 매진한다”며 “올해는 북미와 일본 등 이용자 확보에 노력하고 예산 범위 내 마케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최근 북미에서 사용률이 올라간 밴드에 대해선 “국내에서도 예전 분기보다 증가했다”며 “국내 서비스 품질을 강화하고 북미 타깃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하겠다. 시즌 마케팅을 하지만 큰 투자가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