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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발견된 색인가?”…LG벨벳 디자인·컬러 공법 비밀은

이안나
-스마트폰 기계적 이미지 → 미니멀리즘 기반 '스타일' 강조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LG전자가 지난 15일 출시한 벨벳은 손에 착 감기는 디자인과 오묘한 색상이 특징이다. 이제까지 스마트폰은 고성능을 강조하는 기계적 이미지였다면 벨벳은 스타일을 강조했다.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한다는 목적이다.

LG전자(대표 권봉석 배두용)는 19일 스타일을 강조한 ‘벨벳’ 탄생 배경과 디자인·후면 컬러공법에 대한 온라인 테크 세미나를 진행했다. LG전자가 한국·미국 소비자 각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약 40% 고객이 ‘디자인’을 중요 고려 요소로 꼽았다. 소비자가 생각한 디자인이란 폭·두께·비율 등 시각적 요소와 그립감 등 촉각적 요소가 포함됐다. 카메라 배치나 색상은 감각적 요소에 해당된다.

◆첫인상 결정 짓는 3D 아크디자인…미학적·편의성 가치↑=벨벳은 전면 디스플레이 좌우 끝을 완만하게 구부린 ‘3차원(3D) 아크 디자인’을 적용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최적 폭 74밀리미터(mm)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다. 후면 커버도 동일한 각도로 구부려 하단에서 보면 가로로 긴 타원형 모양이다. LG전자는 제품에 4가지 곡률을 적용해 스마트폰 중심부와 가까워질수록 완만해지는 디자인을 구현했다.

3D 아크디자인은 2~3년 전 스마트폰에 적용됐던 ‘엣지스크린’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있다. 한때 트렌드였던 엣지스크린은 터치 오작동 등 불편사항으로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디자인연구소 유승훈 책임연구원은 “3D 아크디자인은 엣지 디자인 미학적 가치 살리려 했고 불편한 오작동, 화면 왜곡 문제는 나름대로 곡률을 다르게 적용해 해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얇은 디자인을 선보이기 위해 스냅드래곤765 5G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스냅드래곤 765 5G는 퀄컴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5세대(5G) 이동통신 모뎀을 통합한 칩셋으로 스마트폰 내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자료=LG전자
자료=LG전자
◆후면 디자인 독자설계 광학패턴 적용…“원가상승 영향 적어”=오묘한 벨벳 색상 비밀은 ‘광학 패턴’과 ‘나노 적층’ 기술이다. 두 가지 모두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경쟁사들도 사용하는 보편적인 기술이다. 다만 LG전자는 일반적인 기술에 차별점을 둬 각도, 빛의양, 조명 종류에 따라 다른 색상을 띄는 벨벳 4가지 색상을 만들어냈다.

촘촘한 광학 패턴은 색감을 깊고 입체감 있게 표현한다. 벨벳 후면엔 머리카락 두께의 1/100 수준인 1㎛(마이크로미터) 이하의 간격으로 ‘광학 패턴’이 들어가 있다. 이는 LG전자 생산기술원 내 광학설계 전문 인력들이 독자 설계했다. 이 공정은 정밀하게 패턴을 새겨야 하므로 과정이 까다롭다. 가공시간도 이전 제품 대비 10배 이상 소요된다.

나노 적층은 서로 다른 굴절률을 가진 특수필름을 수백층 쌓아 올려 만든다. 물질들은 서로 다른 각도로 빛을 반사하며 다채로운 색상을 낸다. 벨벳에 탑재된 특수필름 중 미러층은 반사판 역할로 패턴 기능을 극대화하고 블랙층은 빛을 차단해 내부부품을 가리며 상층에 구현된 색상을 보전한다. 특정층은 며칠만에 개발되는 반면 일부는 수년에 걸친 연구결과이기도 하다.

LG전자는 독특한 색감 구현을 완성하는 과정이 원가상승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문영 책임연구원은 “가공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원판 완성도 높으면 본을 떠서 사용하기 때문에 생산성에 문제 되진 않는다. 다만 하나의 원판 완성하려면 여러번 시행착오를 거친다”며 “원가상승에 있어선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판매가에 영향을 줄만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4가지 색상·듀얼스크린 등 고객 선택 폭 확대=벨벳을 구매할 때 고려 요인으론 디자인과 색상이 꼽힌다. 벨벳은 고객 선택 폭을 넓기기 위해 4가지 색상을 선정했다. 최보라 책임연구원은 벨벳 4가지 색상 선정 이유에 대해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컬러와 트렌드 컬러를 선정했다”며 “화이트와 그레이는 일정하게 사랑받는 컬러고 그린과 일루전선셋은 트렌디한 컬러”라고 말했다.

듀얼스크린과 스마트폰 케이스를 씌울 때 벨벳 강점인 디자인이 가려진다는 아쉬움에 대해선 ‘고객 선택’이라고 밝혔다. 유 연구원은 “듀얼스크린은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들에게 호평받고 있어 벨벳에서도 이어간다”며 “벨벳과 같은 디자인을 가져갈 수도 있지만 듀얼스크린을 장착했을 때 또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광학이미지흔들림보정(OIS)과 고음질 구현 쿼드덱 기능이 빠졌다는 지적에 대해 유 연구원은 “제품 전체적인 균형을 고려했으며 상품기획에 맞게 논의해 성능과 스펙을 결정했다”며 “벨벳이란 제품이 디자인에 포커스 돼있다보니 이 점을 감안해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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