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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냉각③] 미국, 거세진 ‘화웨이 때리기’…한국 5G시장도 예의주시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미국이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대만 TSMC를 앞세워 화웨이를 내몰고 있다.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 가운데, 반도체뿐 아니라 통신장비시장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화웨이는 전세계 1위 통신장비기업이자, 5G시장에서도 최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압박에도 화웨이는 아시아, 유럽 등을 중심으로 5G 통신장비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 조사결과 화웨이는 지난해 글로벌 5G 통신장비 점유율 화웨이 26.18%을 차지하며 1위에 섰다. 이어 ▲에릭슨 23.41% ▲삼성전자 23.33% ▲노키아 16.64% ▲ZTE 7.53%로 나타났다. 5G 계약건수도 지난 2월말 기준으로 91건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이 자국 기술과 장비를 활용한 반도체 제조사는 미국 허가 없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다고 발표한 후 TSMC가 화웨이로부터 신규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다. 화웨이는 TSMC로부터 스마트폰용 고성능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컴퓨터용 칩뿐 아니라 5G 기지국용 칩도 공급받고 있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5G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 LG유플러스가 화웨이 5G장비를 운영하고 있다. 연내 28GHz 및 5G 단독모드(SA) 상용화 때 화웨이가 장비사로 선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화웨이는 재고를 빠른 속도로 확보하면서 미국에 대응하고 있다. 화웨이 때리기가 오늘 내일 벌어진 일이 아닌 만큼, 어느 정도 상황에 대해서는 준비를 해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당장은 제한적 영향만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사태가 지속된다면 화웨이뿐 아니라 통신‧반도체 등 글로벌 관련 산업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화웨이는 반도체 자급을 준비하는 한편, 새로운 공급업체와 관계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고 언급해 왔다. 지난해 미 상무부가 화웨이와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명단에 올렸을 당시,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는 “준비는 오래 전부터 해왔다”며 독자개발을 시사한 바 있다. TSMC 물량을 화웨이 자회사 SMIC로 일부 넘기고 있다. 다만, TSMC와의 기술격차가 있고 수율 안정화 등을 더 꾀해야 하는 만큼 새로운 협력관계에 눈을 돌리고 있다.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은 ‘화웨이 글로벌 애널리스트 서밋 2020(HAS 2020)’ 기조연설에서 “다른 공급 업체도 주목하고 육성해 공동 성장, 공동 혁신을 이끌고 경쟁력 있는 공급 체인을 구축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가 꼽힌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화웨이는 5G통신장비시장 내 경쟁자이지자, 동시에 메모리반도체 사업부 주요 고객이다. 올해 1분기 중국시장 매출 비중은 전년동기대비 2%p 늘어난 24%를 차지했다.

화웨이가 주춤하면 상대적으로 삼성전자는 이를 기회로 삼아 5G 장비수출을 증대할 수 있다. 반면, 메모리반도체까지 제재가 확대되면 장기적으로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더군다나, 미‧중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양국 사이에 낀 한국 기업이 화웨이 러브콜에 쉽게 응답할 수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의 반화웨이 정책이 점점 보폭을 넓히고 있다. 화웨이 손을 들어준 영국을 다시 미국편으로 돌아서게 만든 후, 한국을 향해서도 손을 내밀고 있다. 화웨이 장비를 금지하지 않기로 결정한 영국은, 최근 이를 번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면, 군사정보공동체 ‘파이브아이즈’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겠다고 반대해 왔다.

미국은 한국에도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에 반중 경제블록 ‘경제번영네트워크(EPN)’ 동참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간담회를 통해 “한국은 미국의 훌륭한 동맹”이라며 “한국의 삼성을 포함해 전세계 믿을 만한 공급자에게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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