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삼성·TSMC “EUV 장비 주세요”…ASML, 하반기 20대↑ 공급

김도현
- ASML, 2분기 매출액 33억유로·EUV 장비 9대 출하
- 獨 베를린글라스 인수 합의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극자외선(EUV) 장비 독점 공급사 ASML이 상반기에 고객사 수요를 맞추지 못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셋업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ASML은 하반기 생산량 증대(램프업)로 이를 만회할 계획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ASML은 하반기에 EUV 장비를 20대 이상 공급할 예정이다. 상반기 13대(9대 매출인식) 출하에 그치면서, 분주한 하반기가 예상된다.

앞서 ASML은 올해 EUV 장비 35대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처음 납품한 지난 2018년(18대), 2019년(26대)에 이어 3년 연속 증가세다. ASML은 상반기 일정이 어긋났지만, 당초 목표량을 유지할 방침이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에 9대의 EUV 장비를 제공했다. 이 중 7대 실적이 2분기에 반영됐다”며 “1분기 미반영분 2대를 포함, 상반기에 반영되지 못한 EUV 매출은 하반기에 고객사의 장비 평가를 거친 뒤 잡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UV 공정은 빛의 파장이 13.5나노미터(nm)에 불과하다. 기존 불화아르곤(ArF) 대비 14배 짧아 미세회로를 그리는 데 유리하다. 반도체 공정 미세화로 EUV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에만 적용됐지만, D램 생산라인에도 도입되기 시작했다.

EUV 라인을 구축한 업체는 삼성전자와 TSMC 정도다. 양사는 7나노 공정부터 EUV를 도입했다. ASML 단독 공급 체제인 만큼 두 회사의 장비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ASML 2018~2019년 매출에서 한국과 대만의 비중을 보면 각각 35%→19%, 19%→51%다. EUV 공정을 선제 도입한 삼성전자가 2018년, 후발주자인 TSMC가 2019년에 EUV 장비를 많이 확보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와 TSMC는 여전히 장비 구매에 적극적이어서, 앞으로의 경쟁도 예고했다.

향후 SK하이닉스, 인텔 등도 EUV 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ASML의 실적은 대폭 상승할 전망이다. 이에 따른 EUV 장비 생산능력(CAPA) 확대는 필수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나노 경쟁이 고조되면서, EUV 장비의 중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고객사 수요도 확실하기 때문에 ASML의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네덜란드 ASML은 지난 2분기 매출액 33억유로(약 4조5286억원), 영업이익 4억3000만유로(약 5900억원)를 기록했다고 지난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36%, 전년동기대비 30%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16% 상승, 전년동기대비 유사한 수준이다. 일부 EUV 장비 매출 인식이 하반기로 밀린 만큼, 3~4분기 실적은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ASML은 독일 베를린글라스 인수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연내 모든 법적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세라믹 및 광학 모듈 제조사다. 부품 내재화 차원으로 원가절감에 기여할 전망이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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