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하반기 낸드 가격 우려 확산…삼성·SK, 반도체 투자 늦추나

김도현
- 삼성 ‘평택·中 시안’ SK ‘청주’ 낸드 라인 증설 중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상반기 비대면(언택트) 효과를 누린 메모리 시장이 하반기 변곡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수요 증가로 상승 곡선을 그린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재고 축적한 고객사의 구매 축소를 예상하면서, 칩 메이커의 투자 지연 가능성도 제기된다.

3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낸드 가격이 5~10% 낮아진다. 4분기도 10~15% 감소가 예상된다.

SSD 등에 사용되는 128기가비트(Gb) 멀티레벨셀(MLC) 낸드의 지난달 고정거래가격은 4.68달러다. 지난 4월부터 정체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중단된 만큼 하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진행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서버 수요 조정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SK하이닉스는 하반기를 저점으로 인식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이미 많은 양의 메모리를 쌓아둔 탓이다. 양사는 고객사 재고 및 투자 전략을 면밀히 관찰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평택 2공장과 중국 시안 2공장 증설, SK하이닉스는 청주 M15 장비 투입 등을 통해 낸드 생산능력(CAPA)를 늘려가고 있다. 하반기 시장 상황에 따라 라인 구축이 늦춰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양사는 업황에 따라 투자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만큼 메모리 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 반도체 제조사 입장에서는 무리하게 라인을 늘릴 필요는 없다”며 “결과적으로 낸드 시장은 커질 것이므로 투자를 중단하지는 않겠지만, 속도 조절은 고려해볼 만한 카드”라고 설명했다.

양사는 캐파 확대에 대해서는 보수적이지만, 공정 전환에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주력을 96단에서 128단 낸드로 변경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하반기 160단 이상 7세대 V낸드 출시가 예정돼 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말부터 128단 본격 공급에 나서면서, 176단 4차원(4D) 낸드 개발도 병행한다.

한편 인텔,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도 낸드 적층경쟁에 뛰어들면서 차세대 제품 개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인텔은 144단 낸드 개발을 끝내고, 테스트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YMTC는 지난 4월 128단 3D 낸드 샘플을 스토리지 컨트롤러 공급 업체에 제출했다. 컨트롤러와 호환이 가능하면 SSD에 투입할 수 있다. YMTC는 3분기부터 생산을 시작, 연내 128단 제품을 상용화할 목표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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