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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는 기본, 8K까지…고해상도 ‘영상’에 빠진 카메라

이안나
- 이미지센서·압축·통신 등 다방면 기술 지원 바탕으로 발전 중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올해 상반기 카메라업계는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봄철 출사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이 제한됐다. 정기적으로 열리던 오프라인 카메라 강좌도 한동안 중단해야했다. 캐논·소니·니콘 등 기업들이 제품을 출시해도 예전만큼 주목받지 못했다.

기업들은 분위기 전환을 꾀하며 하반기 시장을 공략에 나섰다. 업계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을 나란히 출시하거나 공개했다. 큰 흐름 중 하나는 높은 화소 수만 강조하기보다 4K·8K 등 고해상도 영상 촬영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10일 카메라업계에 따르면 카메라는 사진을 넘어 영상 촬영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전문 방송 영역을 떠나 콘텐츠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도 고해상도 촬영 장비는 필수다. 모니터나 TV 등 디스플레이가 발전하면서 초고화질 영상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캐논은 지난달 30일 8K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EOS R5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8K 초고화질(UHD) 동영상을 1초당 30장(30p)으로 담을 수 있는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다. 8K 촬영 장비들이 존재하긴 했지만 렌즈교환식 디지털카메라 중엔 최초다. 4500만화소 이미지, 0.05초 자동초점(AF), 손떨림 방지 등 기본 요건도 수준급이다.

가격은 500만원대로 결코 낮지 않지만 사전구매 기간에 조기 마감되는 등 영상 촬영자들에겐 역대급 ‘가성비’ 제품으로 불린다. 기존 8K 촬영 장비들은 가격이 이보다 3~4배 높을 뿐 아니라 크기도 컸기 때문이다. 무게가 가벼워져 드론에 매달아 촬영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공중에서 찍은 8K 콘텐츠를 보게 되는 셈이다.
비슷한 시기 소니 역시 4K 영상 촬영에 특화된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알파7SIII를 공개했다. 전작 출시 이후 4년만이다. 8K보단 보급화된 4K를 택했다. 이 제품은 4K 동영상을 120p로 촬영할 수 있다. 새롭게 탑재한 ‘비온즈XR’프로세서는 기존 대비 8배 빠른 성능으로 영상을 처리하고 AF성능도 높아졌다. 국내 올 가을 출시 예정으로 해외 출시 가격은 3499달러(약 415만원)다.

니콘도 지난달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Z5를 공개했다. 상위 기종인 Z7·Z6에 비해선 보급형 모델이다. 4K 30p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가격은 100만원 후반으로 예상된다. 보급형인 만큼 타사 대비 제품 사양은 낮지만 최신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를 찾는 일반 소비자들을 공략할 수 있다.

4K 촬영은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가능해져 현재는 표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특히 최근 2~3년간 영상 비트 수가 높아지면서 같은 4K 영상도 세밀한 부분까지 선명해지는 등 해상도가 높아졌다. 카메라가 영상 기능에 힘을 실은 건 단순히 영상 콘텐츠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고화질 이미지나 영상을 기존 용량에 절반 크기로 압축해 저장할 수 있게 됐고 메모리카드 용량도 크게 늘어났다. 5세대(5G) 이동통신 환경이 본격적으로 구축되면서 고화질 방송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카메라업계 관계자는 ”영상에 대한 사용자들의 기준이 높아진 상황에서 카메라 해상도뿐 아니라 이를 구현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인프라가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에 여기 맞춰 같이 발전해가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한계는 있다. 카메라 크기를 줄이면서 고해상도 영상을 촬영할 수 있도록 만들려니 내부 열을 식혀주는 팬을 탑재하지 않는다. 이는 장시간 촬영시 발열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실제 캐논 EOS R5는 출시 전 카메라 내부 온도 상승으로 동영상 촬영이 최대 20분으로 제한된다는 안내를 홈페이지에 띄웠다. 카메라 과열이 생겨 촬영 도중 열을 식혀야 하는 과정은 타사 제품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진처럼 짧은 시간 찍고 끝내는 게 아니라 영상은 장시간 고해상도로 때문에 발열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고 이는 카메라업계가 풀어야할 과제”라며 “현장에서 불편한 점들을 최소화하면서 해결해나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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